아오낭 총프리월에서 하루, 톤사이 라일레이 지역에서 7일, 총 8일간의 등반을 뒤로 하고 이제 피피섬으로 등반을 떠난다. 아오낭, 라일레이와 마찬가지로 끄라비 지역에 속하는 피피섬은 아오낭 해변에서 페리선을 타고 1시간 30분이 걸린다. 해변에서의 파티로 유명하고 저렴하고 강력한 바스켓 칵테일로도 유명한 관광 휴양 환락의 섬 피피로 우리는 암벽등반을 떠났다.  

아오낭-피피 페리선 시간표
숙소에 가방을 던져두고 바로 바위를 타러나간다

1. 피피섬에서의 첫째날_톤사이 타워 등반

개념도와 똑같이 생긴 바위가 페리가 도착한 해변가 바로 옆에 있다. 오늘의 목적지!
쉬운 코스에서 간단히 몸을 풀고

 

피피의 해변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톤사이타워를 등반 했다. 라일레이 처름 광활한 자연이 주는 엄청난 감동은 없지만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는 섬이라는 인상이다.

 

해변에서의 광란의 파티로 유명한 피피섬 이지만 우리는 등반 마치고 저녁 먹고 바로 딥 슬립!

2. 피피섬에서의 둘째날_피피섬 투어

그렇다. 우리도 사람이다. 9일 연속 쉬지 않고 하루에 10개 넘는 하드프리를 하다보니 다들 이제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의 일정은 피피섬 원데이 보트 투어. 피피섬의 아름다운 포인트를 배로 둘러 보고 무인도 해변에서 놀수 있는 시간도 주고, 스노쿨링 포인트도 데리고 가 준다. 얼마만의 휴식인지!!!!

정해진 투어 시간은 해지는 노을을 보는것 까지인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투어를 중단하고 복귀해서 바위나 타자는 의견이 접수된다. 아 무서운 사람들... 그래서 복귀해서 오후는 다시 등반을 하기로 결정.

 

이렇게 바위에 미친 사람들과 열흘째 날을 보내고, 마지막날 등반을 위해 찾은 곳은 해변에 가득한 원숭이로 유명한 힌탁월(Hin Tak) 이다.

 

힌탁월은 피피섬 최 남단 해변에 있는 바위인데, 접근할 수 있는 육로가 없어서 롱보트를 이용해 들어 가야한다. 돌아올때도 마찬가지로 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가격 문의할때 왕복 요금으로 알아본 다음, 등반 마칠 시간을 정해서 보트 선장과 데리러 돌아올 시간을 미리 협의 해야 한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라 해변과 바다가 특히 더 아름답다. 그리고

이곳의 주인은 원숭이 이다. 사람을 경계 하지도 않고, 가방을 열어서 물과 음식을 너무나 편하게 가지고 간다. 심지어 너무나 당당해서 처음부터 원숭이들의 물건인 것만 같다. 지퍼를 여는 것, 물병을 따는 것 뭐 하나 못하는게 없기 때문에 음식물 보관에 각별히 유의 해야 한다. 먹던 물을 빼앗긴 일행 하나가 원숭이에게 돌을 던졌는데, 그 원숭이가 나중에 나무에서 그 친구 위로 뛰어 내려서 머리를 공격했다. 절대 원숭이를 자극하지 말도록 하자. 여기 주인은 원숭이다.

 

힌탁월은 코스가 12개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도 몇개는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아서 볼트가 삭아 있거나 넝쿨에 덮여있고, 심지어 바위 위에 원숭이들의 집이 있는지 바위를 오르고 있는 중에 코스상의 위 부분에 원숭이 가족이 자리를 잡고 위협을 해서 중간에 하강하기도 했다. 그래서 사실 등반 가능한 루트는 12개 중에 6개 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힌탁월에서의 등반은 아주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유는 등반 가능한 루트는 몇개 없고 돌아갈 시간은 배 선장과 미리 정해 놓았기 때문에 빨리 등반을 끝냈다고 해도 그 곳을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 덕분에 태국에 와서 처음으로 여유롭게 등반을 하고, 등반 중간 중간에 충분히 쉬고, 원숭이랑 놀고, 심지어 10박11일 만에 처음으로 바닷가에서 물놀이도 하였다.

 

이렇게 4년이 지난 태국 암벽등반 여행을 뒤늦게 정리해 보았다. 이렇게 뒤늦게 여행 기록을 정리한 이유는 그 4년 사이에 결혼을 하고 아기가 생겼는데, 아기와 겨울 여행으로 태국 끄라비를 염두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같이 암벽등반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같은 장소에서 아기와 물놀이 하고 모래놀이 하기 위한 여행이지만, 지난 시간 다녀온 기록이 있으면 일정을 짜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태국 끄라비 암벽등반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기록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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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톤사이비치와 라일레이 웨스트 사이이 자리한 덤스키친 Dum's Kitchen으로 등반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운데 우리는 바다에 발도 안담그고 바위만 바위만 탄다. 이것도 하나의 병이 아닐가 싶다.

 

덤스 키친에서 가장 유명한 루트는 사진의 개념도 상의 19번 루트인 The Lion King (6c+) 이다. 유명한 루트라는 말에 모두 한번씩 도전해 보았다.

 

사자의 옆 얼굴을 닮은 저 튀어 나온 큰 바위를 레이백으로 잘 뜯으면서 올라가면 된다. 역시나 재미있는 루트였다.

 

등반을 마치며 단체 사진도 찍고
바위에서 프리솔로로 등반 하다가 추락할때 낙하산을 펴는 클라이머도 있었다. 그만큼 여기 바위가 높고, 바위 밑은 바다라 상대적으로 안전하긴 하지만 절대 따라해 보고 싶지는 않다. 언제나 등반은 올라갈때도 안전하게, 내려올때도 안전하게!!

 

그리고 톤사이에서 라일레이 이스트로 가기 위해 넘어 갔던 산의 풍경과

어디인지 기억나지 않는 이런 저런 벽 사진들...

톤사이-라일레이 지역 등반 사진 정리가 이렇게 끝이 났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4년이나 지나서 정리를 하게 되었지만, 사진을 보니 어느 벽이었는지 어떻게 등반했는지 어디가 재미 있었고 어디가 어려웠는지 생생히 기억 나는거 보니 어지간히 즐거운 등반 이었나 보다. 하지만 여기 사진으로 정리한 벽 이외에도 사진으로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등반 했던 벽들이 훨씬 많다. 그 이유는 벽 타는게 너무 너무 재미 있으면 사진 찍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벽에만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벽들은 사진으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보니 그렇게 재미있었던 벽들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니 이 여행 기록을 참고하여 새로운 톤사이 라일레이 여행을 준비 중이신 분들은 더 많은 좋은 벽들을 찾아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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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라일레이 웨스트 밑에 자리한 Thawand Wall 과 Escher Wall을 등반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라일레이 이스트와 웨스트 사이 번화가에 있는 로컬 클라이밍 샵

우선 타이완드 월에서 몇 코스를 등반 하면서 몸을 푼 다음 타이완드월 6번 코스 옆에 있는 동굴로 이동했다.

 

타이완드월 6번 코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이 풍경을 뒤로하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 쭉 내려가면 애쳐스월이 나온다.

 

애쳐스월 Escher Wall은 접근이 쉽지 않아서인지 우리 말고는 등반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좋았다. 다른 어떤 벽들은 관광객으로 점령 당해서 빌레이 보는것도 쉽지 않다.

에쳐스월 등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루트는 하프파이프 드림이라는 이름의 7a+ 난이도 루트였다. 긴 원통형의 바위를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그 모양이 멋있어서 선등을 시도했다가 낭패를 보았다. 다리를 180도를 넘어서 왼쪽 다리를 거의 200도 가가이 들어 올려야 손을 잡을 수 있는 동작이 나오는 코스였다. 결국 완등에 실패하고 윤길수 선생님이 완등하신 후에 바위에 퀵이 달려 있어서 간신히 완등할 수 있었다.

 

사진에 형석이가 등반중인 Best Route in Minnesota (6c) 도 아주 재미있는 루트였다. 시간이 없어서 선등을 못하고 퀵 회수를 위해 탑로핑만 해서 아주 아쉬웠다.

 

하프파이프 드림에서 온몸을 비벼서 등반을 했더니 거지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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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낭에서 롱보트를 타고 톤사이비치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오늘부터 4일간 톤사이-라일레이 지역의 바위를 등반하기 위해 톤사이 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레일레이 이스트와 웨스트 지역은 암벽등반과 관계 없이 바다가 깨끗하고 해변이 아름답기 때문에 고급 리조트가 많이 있고 레스토랑과 카페, 술집도 밀집되어 있다.

하지만 라일레이 웨스트 바로 옆에 자리한 톤사이 지역은 바닷물도 흐리고 해변도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숙소도 저렴하고 동네 분위기도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그래서 암벽등반을 하러 오는 클라이머들이 주로 톤사이에 있는 숙소를 이용한다. 물론 톤사이 안에도 리조트는 있지만 라일레이에 비해 저렴하고, 정말 저렴한 비용에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텐트로 이루어진 캠프도 있다.

 

우리의 숙소는 로컬 클라이밍 샵인 베이스캠프 톤사이 근처였다. 이 샵에 문의하면 빌레이 파트너도 일당을 주고 구할 수 있고, 카약과 간단한 점심 도시락이 포함된 프리솔로 다이빙을 예약 할 수도 있다.

우리의 숙소는 톤사이 안에서는 아주 훌륭한 수준이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본격 등반 시작

 

숙소 옆에 있는 톤사이 구역의 파이어월로 향했다.

6a+ 정도의 난이도에서 몸을 풀다가 파이어월의 인기 루트인 7a+ (개념도상의 5번 루트인데 루트 명은 잊어버림) 를 운정 애스트로맨 센터장님이 하러 가신다기에 따라 나섰다.

동굴 속에서 동굴 천장을 뜯으면서 동굴 밖으로 돌아 나와야 하는 루트였는데, 저런 극심한 오버행에 익숙하지 않아서 나는 도무지 동작을 찾지 못해 추락하고 말았다. 산 중턱에 있는 루트라 일단 고도감이 있고, 거기에 더해서 벽 각도가 오버행을 넘어 천장을 뜯어야 하다 보니 공포가 두배로 전해졌다.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는데 다른 외국 클라이머가 나와 같은 자리에서 추락하는게 보였다. 춘천 새남바위 용화산의 전설의 천장 등반을 하는 것과 동작이 비슷하니 한국에서 연습해서 언젠가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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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은 아오낭에서 롱보트를 타고 라일레이를 방문했고, 둘째날인 오늘은 아오낭 내륙에 있는 총프리 월을 등반 하기로 했다. 숙소 앞에서 태국 택시인 픽업트럭 뚝뚝을 타고 기사님에게 가이드 북에 있는 지도를 보여주고 가격을 흥정한 후 이동 하였다. 뚝뚝 기사에게 총프리월을 가자고 하면 대부분 위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지도상의 위치를 파악하는것이 좋을듯 하다. 우리는 전날 끄라비에 있는 로컬 클라이밍샵에서 가이드 북을 미리 구입하여 도움이 되었다.

 

https://goo.gl/maps/5kW7X4fjeXwAVZX88

총프리월 입구에 있는 안내판, 벽 앞에 있는 숙소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등반하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바위의 최대 높이는 45미터이고 40개가 넘는 등반 루트가 넓게 펼쳐진 바위를 따라 쭉 이어져 있다. 우리가 등반한 구역을 포함해서 크게 4개의 섹터가 있으니 모두 즐기려면 3일 정도는 필요할 듯 하다. 

아름다운 해변을 옆에둔 끄라비 해벽에 비하면 내륙에 위치한 총프리월은 주변 풍광이 심심한 느낌이다. 하지만 완등을하고 높은 벽 위에 매달려서 주변을 둘러보면 끝도 없이 펼쳐진 밀림이 보이는데 이 또한 장관이다. 암벽등반을 목적으로한 소수의 클라이머를 제외하면 근처에 사는 현지인 조차 거의 없기 때문에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고 한적한 환경에서 등반을 즐길 수 있다. 등반지는 근처에 자리한 로컬 샵에서 관리를 하는지 매우 깨끗하다.

 

 

총프리월 등반을 마치고 아오낭 숙소로 돌아올 때는 들어올때와 마찬가지로 뚝뚝을 이용 하였다. 총프리월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번화가에서 처럼 대기하고 있던 뚝뚝을 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 들어올때 이용했던 뚝뚝 기사님에게 등반 마칠 시간을 알려주고 그 시간에 다시 와 달라고 부탁했었다. 주변에서 등반하던 외국인들은 아오낭에서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이곳을 찾아 왔다고 했다. 인적이 드문 곳이니 등반을 마치고 돌아갈 방법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고생할 수도 있다.

 

등반을 마치고 아오낭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열흘간의 등반 중 시내 관광은 이날 저녁이 유일한 날이었다. 이날 이후는 등반 마치고 저녁 먹고 나면 다들 지쳐서 기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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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에 태국으로 10박11일 암벽등반 여행을 다녀 왔다. 태국의 건기는 11월에서 4월 사이로 한국은 겨울로 접어들어 야외 암벽등반이 힘든 이 시기가 태국에서 암벽 등반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략의 일정은 이러 하였다.

 

2/4(목): 인천국제공항-푸켓국제공항-전용차량-아오낭-SS Re

2/5(금): 아오낭-톤사이-무에타이 Wall, 1,2,3 Wall 등반-LT-아오낭-SS Re
2/6(토): 아오낭-뚝뚝-Chong Plee Wall등반-뚝뚝-아오낭-SS Re

2/7(일): 아오낭-LT-DV Re- 톤사이Wall, Fire Wall 등반-DV Re

2/8(월): 톤사이-The Keep, Hidden Worldl 등반-톤사이-DV Re

2/9(화): 톤사이-톤사이 Wall 등반-톤사이-DV Re

2/10(수): 톤사이--Escher Wall, Universe Wall, 타이완월 등반-톤사이-DV Re

2/11(목): 톤사이-배편-피피섬-CG Re-톤사이타워등반-피피-CG Re

2/12(금): 피피-피피섬투어-피피-CG Re

2/13(토): 피피-LT-힌탁월등반-LT-피피-CG Re

2/14(일): 피피-드링킹월등반-배편-빠통-푸켓국제공항HKT

2/15(월): 푸켓-인천 국제공항 도착

 

1. 등반 첫째날-라일레이 무에타이벽 등반

태국 푸켓국제공항에 도착하여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전용 미니버스를 타고 아오낭 비치의 숙소에 도착, 잠시 눈을 붙이고 새벽 같이 일어나 등반을 나선다. 목적지는 라일레이의 무에타이 Wall과 123 Wall.  숙소인 스리숙산 리조트 바로 앞에 롱보트 픽업 포인트가 있어서 아침에 현장에서 표를 구하고 라일레이로 넘어갔다.

 

숙소 스리숙산 <https://goo.gl/maps/y88qN8pKoGiPaxr99>

라일레이는 아오낭 비치에서 롱보트를 타고 15분 정도 들어가야한다. 처음엔 배를 타고 들어가야해서 라일레이가 섬인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산을 넘을 수 있는 터널이 없어서 차 대신 배로 들어가야 하는 내륙이었다.

끄라비는 푸켓에서 동쪽에 위치한 200여개의 섬을 포함한 지역명이고, 아오낭 해변이나 레일레이, 톤사이 심지어 피피섬도 끄라비 지역이다. 끄라비 안에는 암벽등반으로 유명한 섬이 유난히 많은데, 거의 무인도에 가까운 섬에도 암벽 등반 루트가 수백개씩 개척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그 중에서도 관광지로도 유명한 라이레이 이스트와 웨스트, 그리고 톤사이의 바위들을 등반 하기로 했다.

 

곧게 하늘로 솓은 아오낭 타워가 보이면 목적지인 라일레이비치에 거의다 온것이다.
카약을 이용해 주변 섬이나 헤벽에 접근하여 프리솔로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라일레이 이스트에 위치한 123과 무에타이벽을 찾아서 해변을 걸었다. 라일레이 웨스트와 톤사이 지역은 사진에서와 같이 바로 옆에 있다.

1,2,3 벽에 도착 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다. 그레이드가 낮은 루트가 많아서 그런지 현지 가이드를 고용해서 암벽 등반 체험 하는 초보들로 벽이 가득하다. 1,2,3 벽을 이용 하려면 끄라비 내부에 있는 라일레이 비치나 톤사이 비치 근처에 숙소를 잡고 아침 일찍 움직여야가 가능할 것 같다. 우리는 간단히 몸을 풀고 무에타이벽으로 바로 이동하였다.

 

등반을 끝내고 롱보트를 타고 다시 아오낭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아오낭 내륙에 있는 Chong Plee Wall을 등반하기 위해서이다.

 

벌써 4년이 지난 여행의 기록이다 보니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겨울 다시 끄라비를 가기 위해 지난 기억을 최대한 끌어 내기 위해 이 기록을 뒤늦게 시작하게 되었다. 혹시 자유 여행을 위해 정보를 찾다가 이 글을 보시는 분은 4년전의 기억과 사진으로 작성된 글임을 감안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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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아가님은 작년 가을부터 슬슬 걷고 몸을 움직이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놀이터에 탐닉 하시기 시작 했더랬다. 하지만 예년보다 춥지 않은 겨울 덕분에 미세먼지가 가득한 겨울을 보내야 했고, 결국 겨울내 거의 집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했다. 긴긴 겨울을 집 안에서만 활동 하는 동안 우리 아가님은 하루에 수백권의 그림책을 읽으라고 종용 하시더니, 그 결과 언어능력에서의 발군의 향상을 보이셨다. 하지만 그렇게 집 안에 갇혀서 언어 능력을 향상 시키며 봄을 기다리는 동안에 몸을 가누고 놀리는 능력은 오히려 지난 가을보다 못하게 되었다. 이런 아가님의 발달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따듯한 봄이 오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야외 활동을 많이 시키기로 다짐했다.

 

아기를 낳기 전부터 독일의 유아 교육 방식중 하나인 숲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숲 어린이집, 숲 유치원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의 육아가 안전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아기를 돌보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면, 이 교육법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 종일 숲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게 한다. 흙도 만지고 나무도 타고 나무 열매도 줍고 하면서 숲 속에서 스스로 놀이를 찾으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봄이 찾아 왔고, 나는 요즘 지난 겨울에 결심한 바와 같이 (촬영이 있는 날을 제외 하고) 거의 무조건 아가님을 모시고 야외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과 이촌에 있는 용산가족공원이다. 숲이 있는 산에서 하루를 보내기에는 아직 아기가 어리기 때문에 일단 공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보내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바로 아기의 낮잠이다.

 

다른집 아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집 아기는 보통 12시에서 2시 사이에 낮잠을 자는데, 흙만지고 뛰어 놀때는 큰 상관이 없지만 잠을 잘때는 바람과 햇볕을 막고 체온을 유지할 안정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텐트가 외출의 필수품이 되었다.

서울숲은 텐트나 그늘막을 치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서울숲에서 놀때는 아기 낮잠 시간에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차박을 하고 있지만, 용산가족공원은 텐트 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텐트를 꼭 지참하고 외출을 하고 있다.

 

요즘 나의 외출 필수품이 되어버린, 우리집 아기의 낮잠용 텐트는 빅아그네스 카퍼 스퍼 Copper Spur HV UL3 이다.
아침을 먹는 중에 텐트 밖으로 찾아온 참새 가족을 구경하고 있는 아가님

 

텐트의 색상은 올리브 그린이다. 나는 등산용품은 무조건 화려한 원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야 조난을 당했을 경우에 보다 쉽게 구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색상을 고를 수 있었다면 자연 속에서 본의 아니게 은폐 엄폐 되어 버리는 올리브 그린색이 아닌 오랜지 색을 선택했을 것이다. (카퍼 스퍼 Copper Spur HV 텐트는 올리브그린, 오렌지 두가지 색상이 있다)

 

그런데 이 올리브 그린 색상이 은근히 매력이 있다. 처음에 봤을 때는 군용 텐트 같았는데, 막상 자연 속에 들어와 있으니 너무 튀지 않으면서 주변과 잘 어울린다. 그리고 텐트 색상 덕분에 텐트 안에 들어와 있어도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만약 오렌지 색이었다면 텐트 안에서 이렇게 편안한 느낌을 받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놀이터 바로 옆에 텐트를 쳐도 텐트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잘 찾아 보시라, 저기 어딘가에 텐트가 있다) 오렌지색 같이 화려한 텐트였다면 놀이터에서 놀던 호기심 많은 꼬마들이 텐트 안을 기웃 거리느라 아기의 낮잠을 방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올리브 그린 색상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주변에 동화 되어서 그런지 낮잠자는 동안 그 누구도 텐트 주변으로 기웃거리지 않았다.

 

야외에서 아기와 하루를 보내기 위한 기본 품목이다. 아침과 점심 도시락 각 하나씩 두개, 과자 간식, 과일 간식, 마실 물, 애착 이불(저 이불 없이는 잠을 자지 않는다), 추울때 덮을 추가 담요, 기저귀, 갈아 입을 여벌의 옷, 애착 인형, 물티슈, 비누방울놀이,

 

그리고 모래놀이 세트와 유모차 까지. 이렇게 많은 물건들을 가방 하나에 다 넣고 추가로 텐트도 가방에 같이 넣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텐트였다면 이렇게 매일 같이 밖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고 낮잠을 재울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빅아그네스 카퍼 스퍼 텐트는 무려 3인용 인데도 1.56kg 밖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낮잠을 재우는 동안 아기가 아무리 굴러 다녀도 걱정할것 없을 만큼 넓고, 그와 동시에 무척 가벼워서 이런 저런 온갖 짐과 함께 가방에 넣고 들고 다녀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오늘도 쾌적한 텐트 덕분에 아침부터 해질녘 까지 공원에서 열심히 뛰어 노신 우리 아가님

아직 이 텐트로 해보지 못한 일이 많다. 캠핑을 하며 이 텐트에서 자고 아침을 맞아 보지도 못했고, 비바람 속에서 어떤 성능을 보여 줄지도 아직 체험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요 몇일 이 텐트와 함께 낮 시간을 보내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편안함과 쾌적함 이다.

우선 설치와 해체가 너무나 간편하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나 가볍기 때문에 텐트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행위에 전혀 부담이 없다. 덕분에 요즘 너무나 당연하게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서 아기와 함께 공원으로 출근한다. 그리고 그 공원에서 하루를 보낸다.

텐트가 무거워서 집 밖으로 들고 나가는게 부담이 되고, 설치하는게 불편 했다면 이렇게 자주 텐트와 함께 공원에 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덕분에 우리 아가님은 내일도 넓은 공원에서 하루 종일 뛰고 구르고 흙만지고 돌맹이 주우면서 하루를 보낼 것이다. 참 감사하고 고마운 하루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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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주말을 집에서 보낸 일이 거의 없다. 언제나 항상 무조건 여행을 떠났고, 너무 자주 놀러 다니다 보니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야영이나 차박을 하곤 했다.

그러나 딸이 태어나고 부터는 모든 일상이 그녀를 위주로 다시 재편되다 보니 지난 일년여간 여행다운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 따님도 벌써 20개월을 넘기셨고, 이정도 살았으면 야영도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3인 가족이 사용 가능한 텐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구입할 텐트의 조건은 3가지

 

1. 암벽등반이나 산행 여행을 갈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초경량 백패킹용 텐트일것

2. 해외 여행을 가서도 캠핑을 할 수 있도록 여행 가방에 들어갈것

3. 우리 3인 가족이 사용 가능할 3인용 텐트일것

 

따님이 태어나기전 우리 부부가 사용하던 2인용 텐트는 개인 방이 없는 따님의 방으로 집 안에서 사용 중이기도 하고, 2인용 텐트에 성인 2명과 아기 1명이 자는 것을 시도해 보았지만 너무 좁아서 불편했기 때문에 더 큰 새 텐트가 필요했다.

 

저 3가지 조건 아래서 알아보던 중 최근 한국에 정식으로 런칭한 빅아그네스 라는 텐트를 알게 되었다. 빅아그네스 텐트는 Crazylight, Ultralight, Superlight, Bikepacking, Car / Base Camping, Mountaineering 이렇게 6가지 카테고리 안에서 다양한 텐트를 만드는데 크레이지 라이트, 울트라 라이트, 그리고 슈퍼 라이트 이렇게가 백패킹 텐트 라인이다.

 

그렇게 구입할 텐트를 검색 하던 중 마침 빅아그네스 인스타(@bigagnes_korea)에서 진행하는 텐트 체험단 이벤트를 보고 신청 했는데 선정이 되어 좋은 기회를 얻었다.

 

 

그 중에서 내가 고른 텐트는 울트라 라이트(Ultralight) 라인으로 구분되는 카퍼 스퍼(Copper Spur) 텐트 이다. 크레이지 라이트(Crazylight) 라인업이 더 가볍지만 그만큼 더 비싸기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울트라 라이트 라인으로 만족 하기로 했다.

울트라 라이트 라인업의 카퍼 스퍼 텐트는 빅아그네스 텐트 중에서도 각종 아웃도어 박람회나 전문지에서 최우수 텐트로 선정된 텐트라고 해서 일단 믿음이 갔다. 이 텐트는 1인용 에서 4인용까지 있는데 내가 선택한 제품은 3인용인 Copper Spur HV UL3 였다.

 

(참고로 인터넷에서 유명한 텐트 안에 LED조명이 내장되어 있는 텐트는 내가 고른 텐트와 다른 텐트이다. 그건 Copper Spur HV UL mtnGLO® 이라는 제품이다. 내가 고른 Copper Spur HV UL은 저 텐트와 똑같은 텐트이지만 조명이 빠진 구성이다. 물론 그래서 가격은 조금 더 저렴하다. 인스타용 사진이 예쁘게 나오려면 내가 고른 제품 말고 Copper Spur HV UL mtnGLO® 텐트를 구입하기를 권한다. 다시 한번 꼭 집어서 이야기 하자면 제품 이름 끝에 <mtnGLO®>이라고 되어 있는 제품이 LED조명이 내장되어 있는 텐트다. 나도 지금 후회중이라 LED 악세사리를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다. 다행히 악세사리로 추가 구입이 가능하다)

 

 

주문한 암벽화도 같이 도착! 따로 구입한 제품인데 같이 택배가 와서 보니 같은 회사에서 취급하는 제품이어서 깜짝 놀랐다. 

 

드디어 박스 개봉!

 

 

길이를 인터넷으로 보고 확인한 후에 주문 했지만 혹시나 여행 가방에 안들어가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여행 가방에 쏙 들어간다.

 

 

무게는 텐트를 들고 잰 무게(71.8) - 순수 내 몸무게 (70.2) = 1.6 kg 정도이다. 안내 책자에 나와 있는 공식 제원으로는 1.56 kg이다. 실제로 들어보면 정말 정말 가볍다. 이렇게 가벼운데 텐트가 튼튼할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텐트를 설치해 보기 위해 근처 공원으로 가보았다. 구성은 사진과 같이 심플하다.

 

 

 

 

바닥에 텐트를 펼치며 또 드는 생각, 이렇게 얇고 가벼운데 과연 튼튼할까. 사용하다가 찢어지는거 아닐까?

그런데 텐트에 Dominico Textile 마크가 떡하니 붙어 있어서 눈을 의심했다. 도미니코텍스타일은 페러글라이딩과 낙하산 원단을 만드는 한국 회사다. 그러니까 빅아그네스 텐트는 하늘을 날면서 바람으로 인한 엄청난 압력을 견뎌야 하는 강력한 천으로 만든 텐트인 것이다. 아 일단 안심!

 

 

 

 

또한 땅에 박아서 고정하는 텐트 팩과 텐트의 뼈대가 되는 폴대는 그 유명한 DAC 제품이다.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튼튼해서 세계 텐트 폴 시장을 석권한 우리나라 기업 동아아루미늄의 DAC 페더라이트는 블랙다이아몬드, 노스페이스, MSR, 시에라 등의 텐트에 모두 사용될 뿐더러 명품 캠핑의자 헬리오녹스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 원단과 한국 폴대로 만들어진 미국 브랜드 텐트라니!!! 이것은 한국 텐트인가 미국 텐트인가)

 

텐트 폴대가 부러지거나 휘면 사용하는 비상 수리 부목도 들어 있다. 이런건 사용하는 일이 없기를...

 

 

 

폴대가 상당히 신기하게 생겼다. 두개의 폴대가 크로스되어 X자를 만드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허브를 중심으로 4 방향으로 폴이 뻗은 디자인으로 기존 디자인 대비 내구성이 높아지고 공간도 더 넓어 졌다고 한다.

그리고 폴대의 양쪽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결합하면 안되고 오렌지색 폴대는 오렌지색 이너텐트 구멍과 결합하고, 나머지는 나머지 끼리 결합해야 한다. 

 

 

 

 

 

 

 

 

폴대를 세우고 이너텐트에 있는 고리를 다 체결했는데, 이상하게 하나 남는 고리가 있다.

찾아보니 이렇게 가로로 들어가서 텐트를 팽팽하게 만들어주는 폴대가 하나 더 있었다.

 

 

 

 

이너텐트를 다 설치 했으니 플라이를 설치해 본다. 플라이에는 이너텐트와 결합되는 클립이 있어서 이너텐트 위로 플라이를 펼쳐서 클립만 하면 설치가 끝난다. 초 경량 텐트에 이런 편의성 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플라이에는 텐트 안의 온도나 습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작은 통기구가 있다. 이 작은 창을 이용하면 결로를 방지할 수 있다. 창을 열어서 고정할 수 있는 작은 걸게가 너무 귀엽다.

 

 

 

 

너무나 쉽고 간결하게 만들어진 텐트라 빠르게 설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성을 생각한 작은 디테일이 뛰어난 텐트라는 생각이 든다.

 

완성된 텐트의 모습. 카키색 덕후라 신발도, 바지도, 바닥메트도, 텐트도 죄다 카키색이다...  

 

 

 

 

 

 

텐트는 생각보다 훨씬 넓다. 우리 가족이 3명이 다 같이 놀고 누워도 넉넉하다. 혼자 누워 있으면 너무 넓어서 어색할 지경이다. (혼자 사진 촬영 다니는 용도로 같은 텐트 1인용을 하나 더 살까 고민 중이다. 물론 mtnGLO® 추가된 제품으로... )

 

가볍고, 설치 간편하고, 따님도 마음에 들어 하는것 같으니 이제 이 텐트와 함께 열심히 돌아다녀 봐야겠다. 조만간 암벽등반을 겸한 캠핑을 갈 계획이고, 다음달에는 대만 남부 9박10일 일정이 있으니 그때 바닷가에서 유용하게 잘 쓸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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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로 암벽 등반 여행을 다녀 왔다.

등반을 다녀온 뒤에 후기를 남기는 이유는 첫째로는 다음에 다시 가기 위해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서일 것이고, 두번째로는 내가 다녀온 등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후일 등반여행을 갈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2015년 11월에 다녀온 등반을 3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지금에서야 정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등반을 다녀온 당시의 생각으로는 말레이시아 등반을 다시 올것 같지 않아서 였을 것이다. 말레이시아 등반을 준비하기 전 상상하던 말레이시아는 바다가 있고 밀림이 있는 동남아시아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국가였다.

하지만 바위만 사랑하는 바위쟁이들과 등반 여행을 가다보니 바다라고는 볼 수 없는 내륙 속의 바위 위주의 일정을 짜게 되었다. 우리의 등반 여행지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그 안에 우뚝 솟아 있는 커다란 바위산 바투 케이브(Batu Cave) 지역이다. 우리의 일정은 이러하였다.

 


 11/19(목) : INC 09:35 - D7 507 - 15:20 KUL -SkyBus - 숙소 Damas Suite & Res.
 11/20(금) : 호텔 - Taxi - 바투 Damai Wall 등반 - Taxi - 숙소 Damas Suite & Res.
 11/21(토) : 호텔 - Taxi - 바투 Nanyang Wall, Comic Wall 등반 - Taxi -  숙소 Damas Suite & Res.
 11/22(일) : 호텔 - Taxi - 바투 Nyamuk Wall 등반 - 숙소 Damas Suite & Res.
 11/23(월) : 호텔 - Taxi - Camp5 Rock Gym 등반 - Utama-Central
 11/24(화) : 호텔 - Taxi - KUL공항 01:00 - D7 506 - 08:00 인천 도착 

 

 

쿠알라룸푸르 도심에서 택시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바투 케이브(Batu Cave) 지역은 커다란 바위산이라 그 바위를 둘러 싸고 많은 암벽등반 루트가 개척되어있다.

이 곳 바투 케이브에 위치한 힌두사원(Ayyappa Temple Batu Caves)은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우리는 힌두 사원은 구경도 하지 않고 그 주변의 바위만 찾아 다녔다. 그 힌두사원을 중심으로 반경 5km 둘레에 규모와 높이가 다양한 여러 개의 석회암 벽들이 암벽 등반지로 개척되어 있다.

 

택시를 타고 등반지로 이동하고, 등반을 마치면 숙소로 돌아와 잠을잔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반복이다. 오르는 벽만 그 옆 등반지로 그 옆 등반지로 바뀔 뿐. 우리는 바투 케이브 지역에서 다마이 월(Damai Wall), 난양 월(Nanyang Wall), 코믹 월 (Comic Wall ), 냐묵 월(Nyamuk Wall)을 등반하였다.

 

 

다마이 월(Damai wall)

 

우선 첫째날 찾은 다마이월은 아주 아주 넓고 깨끗한 암벽 공원이다. 택시에서 내려서 등반 할 바위 앞까지 이동하는데 1분. 한국에서 처럼 바위를 찾아 등산을 할 필요가 없다. 평지 위에 갑자기 수직의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다마이 월은 바투 케이브 등반지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이다. 확보를 보는 바닥에는 잔디가 깔려있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와 깨끗한 무료 화장실도 있다.

그야말로 공원이다. 이곳을 개척했다는 배가 나온 중년의 남성이 우리에게 인사를 건냈다. 이곳에만 50여개의 코스가 있고 아직 개척하지 못한 좋은 바위가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잘 정리된 깨끗한 공원이고 비교적 쉬운 코스가 많아서 인지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찾아서 등반을 즐기고 있었다. 등반을 즐기는 가족이라니.. 유치원생도 안되어 보이는 어린이들이 자연바위를 하는 모습은 그동안 쉽게 보지 못한 풍경인데, 이곳에서는 아주 많았다.

 

이곳의 11월 날씨는 우리나라 여름 날씨와 비슷하지만 오후 3시 쯤이면 어김없이 엄청난 소나기가 한두시간 정도 내린다. 비가 그친 후에도 해는 남아 있지만 바위가 젖어 있기 때문에 미끄러워서 등반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너무 더워지기 전에 새벽에 일찍 등반을 시작하고 오후에 비가오기 시작하면 그날 등반을 끝내야 한다. 

 

 

 

 

 

 

 

 

 

 

 

난양 월(Nanyang Wall)


유명한 힌두 사원인 Ayyappa Temple Batu Caves 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오른쪽 옆에 위치한 바위이다.  다마이월 처럼 넓고 많은 코스가있는 것은 아니다. 힌두교 사원의 관광을 겸해서 같이 가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우리는 관광은 하지 않고 바위만 탔다) 종유석을 이용한 등반 코스가 있어서 한국에서는 해보지 못한 동작의 등반을 하게 된다.

사원 건너편에는 맥도날드와 대형 마트가 있고, 바위 옆쪽으로는 음식점이 많이 모여있는 상점가가 있어서 등반 중이나 등반 후에 식사를 하기에도 좋다.

 

이날 오후에 난양 월(Nanyang Wall)을 등반하기 전에 오전에는 코믹월(Comic Wall) 이라는 곳을 등반 했다. 하지만 사진은 없다. 이유는 추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데, 암벽등반 루트가 개척되어 있는 벽 바로 앞으로 어떤 시설물이 있어서 높은 담벼락 있기 때문에 빌레이 볼 공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바위 주변도 깨끗하지 못하다. 코믹월을 등반 하기 보다는 차라리 오전에 Ayyappa Temple Batu Caves 힌두 사원을 관광하고, 그 후에 난양월을 등반하기를 권한다.  

오전에 등반을 하고 오후에 관광을 해도 늦지 않겠지만, 막상 등반을 해보면 땀 벅범에 흙먼지로 더러워 져서 택시를 타는것 조차 미안해 지기 때문에 사원 관광을 먼저 하고 등반을 하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다.

 

 

 

 

 

 

 

 

 

 

 

 

 

 

 

 

 

 

 

 

냐묵월 (Nyamuk Wall)

 

등반 3일차에 찾은 곳은 냐묵 월. 냐묵은 현지 말로 모기라는 뜻이다. 왜 벽 이름을 모기라고 지었겠는가. 이곳은 그야말로 공기반 모기반이다. 말을 하면 입속으로 모기가 들어오고 숨을 쉬면 코 속으로 모기가 들어온다. 온갖 모기 기피제를 바르고, 모기퇴치 팔찌도 차고, 종이로 된 계란판도 태워서 연기를 냈다. 현지 사람들이 모기 쫒을때 쓰는 방법이라고 한다. 냐묵월은 현지인들이 사는 주택가를 지나서 있는데 이렇게 모기가 많은 곳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정말로 정말로 궁금할 정도로 모기가 많다. 주택가를 지나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타나는데 이 길을 따라서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등반지가 나온다. 바위 밑에는 주택가에서 보다 훨씬 더 많은 모기들이 모여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모기가 많은데 왜 이런 곳을 찾아서 등반을 해야하는 것일까. 다마이월처럼 넓고 깨끗하고 코스가 많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건 바로 냐묵월이 다른 곳에 비해서 난이도가 높은 코스가 많기 때문이다. 난이도만 높은게 아니라 코스 길이도 길고, 볼트 사이의 거리도 멀다. 위험한 바위를 오르는 재미가 모기가 주는 괴로움을 뛰어 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냐묵월도 등반 사진이 없다. 너무 열심히 하루 종일 바위만 타다 보니 사진 찍을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기에 너무 많이 물려서 이러다가 타지에서 모기로 인한 고열이나 합병증에 걸리는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로 모기가 많으니 각오는 해야한다)  

 

 

그리고 다시 다마이 월(Damai wall)

 

등반 여행이 끝나가는 4일째날, 우리는 다시 다마이월을 찾았다. 주변의 난양, 코믹, 냐묵월을 차례로 방문 해 보았지만 역시 다마이월 만큼 멋진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이유는 이날은 오전부터 비가 왔다.

비가오면 바위가 미끄러워서 암벽등반은 할 수 없다. 벼락에 맞을 위험도 있다. 실제로 이곳의 소나기는 엄청난 강우량과 함께 천둥 번개가 몰아친다.

하지만 다마이월 중간에는 큰 동굴이 하나 있고, 이 동굴 안에도 암벽등반 루트가 개척 되어 있어서 비가 와도 등반을 할 수 있다. 동굴까지는 철제 계단이 설치 있지만 평상시에는 입구가 자물쇠로 잠겨 있는 듯 하다. 우리는 공원 관리하는 분에게 부탁을 해서 문을 열고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쿠알라룸푸르에는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 할랄음식 전문점, 중국 차이나타운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많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힌두교를 믿는 사람이 대부분인 나라이고,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현지 음식점에서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이건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이다. 등반 후 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한잔 하고 싶으면 대형 쇼핑몰에 있는 음식점을 가거나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으면 된다.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싶으면 잘란 알로 야시장을 추천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매우 유명한 먹자골목으로, 100m 길이의 넓은 길에 좌판이 펼쳐져 있다. 말레이 음식 외에도 태국요리, 칠리크랩, 씨푸드와 닭날개BBQ, 과일 등 다양한 음식이 모여있는 거리다.

 

이곳 쿠알라룸푸르에는 캠프5라는 아주 아주 넓고 멋진 실내 클라이밍센터도 있다. 심지어 캠프5는 시내 한복판 대형 쇼핑몰 안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 하기도 좋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 때문이라도 쿠알라룸푸는 들려볼 만한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도 몬타렉스 같은 대형 클라이밍 센터가 생겼으니 따로 자세하게 소개하지는 않겠다. 바투케이브 등반 중에 오전부터 비가 와서 등반이 불가능 한 날에 들려 보면 좋을 듯 하다.

 

바투케이브를 포함한 말레이시아의 암벽등반 정보는 <http://www.vertical-adventure.com/rock-climbing.html> 을 참고하면 된다. 

 

이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바투케이브 등반 여행 기록을 마친다. 등반을 다녀온 당시의 생각으로는 말레이시아 등반을 다시 올것 같지 않아서 사진과 등반 일정 후기를 정리하지 않았었는데, 3년이 지나서 이렇게 정리하는 이유는 그 사이에 아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바투케이브 중에서도 다마이월은 아이와 함께 등반하기에 참 좋은 곳이었다. 훗날 아이가 더 커서 함께 등반을 하게 된다면 이 글을 다시 꺼내 읽고 참고해서 등반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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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에는 걸출한 관광지인 광명 동굴이 있지만, 그 동굴 바로 뒤편으로 아주 멋진 큰 바위 덩어리가 있다는 것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가학산 암장이라 불리우는 이 바위에는 20개 정도의 클라이밍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하지만 개척된지 아주 오래되었고, 탑앵커의 위치도 아주 위험하고, 행어와 볼트가 암벽 등반용이 아닌 건설용 세트앙카볼트로 설치되어 부식이 심각한 상태였다.

이런 이유로 서울에서 가까운 접근성과 넓은 주차장, 그리고 주차장에서 암장까지 아주 짧은 어프로치, 깨끗한 화장실등 너무나 매력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등반 자체가 위험 하다 보니 그동안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것 같다. 

 

한국안전등반협회 윤길수 선생님이 녹슬고 오래된 장비를 철거하고 리볼팅 작업을 하신다고 해서 돕기 위해 따라 나섰다.

 

 

 

 

 

 

 

 

 

 

 

 

 

 

 

 

 

리볼팅 작업을 하는 바위 밑으로는 봄을 맞아 시산제를 올리는 모 산악회 회원들이 보인다.

일회용 접시와 일회용 종이 컵으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다 바위 옆에서 노상방뇨를 하고 돌아갔다.

 

가학산 암장이 리볼팅 작업으로 깨끗해 진것처럼, 앞으로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도 변화하기를 바래 본다.

 

 

 

 

 

이렇게 녹슬고 위험했던 등반 코스가

 

 

 

 

이렇게 깨끗한 장비로 교체 되었다.

 

 

가학산 암장 바위에는 누가 해 놓은지 알수 없지만 바위 밑에 페인트로 1번 2번 3번 이렇게 등반 길에 번호가 그려져 있다.

1번부터 16번 사이는 직벽이고, 16번 이후는 바위 옆을 이용해 슬랩 등반 길이 만들어져 있다.

 

이번에 한국안전등반협회에서 리볼팅한 길은 1번에서 16번 사이에 있는 12개를 작업 했다.

그리고 14번 15번 16번 이렇게 3개의 길은 완등 탑 앵커가 하나라 등반 선이 복잡했는데,

이번에 각기 하나씩 완등 앵커를 설치 하고 등반 선을 정리 하면서 등반 길이 하나 추가 되었다.

따라서 14, 15, 16번 옆에 페인트로 번호가 그려져 있지 않은 루트는 17번이 아니라 새롭개 추가된 길이니 혼돈 없기를 바란다.

 

16번 이후의 슬랩 길은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아도 등반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것 같긴 하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고,

14, 15, 16, 그리고 추가된 새로운 루트는 초보자 용이니 새롭게 암벽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면 좋을듯 하다.

 

봄을 맞아 올해 첫 바위로 의미있는 등반을 다녀와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앞으로 매주 산에 다니는 멋진 한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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