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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8 약이름의 복잡함과 <주의-부작용> 에 대하여
습진이라 함은 땀이 많이나서 여린 피부가 짓무르는 현상,피부질환을 뜻한다.
그럼으로 사타구니 습진이라함은 사타구니에 땀이 많이나서 그곳이 짓무른, 아주 끔찍한 상황을 뜻한다. 지금은 겨울이고 여기는 강원도고 나는 군인이다. 너무 추워서 혹여 땀이 나더러도 바로 얼어 버린단 뜻이다.
그런데 사타구니습진에 걸리고 말았다. 너무 간지럽다. 가지러워서 긁었더니 피가난다. 사타구니가 발바닥 같이 변했다. 의무대에 가서 의무관에게 보였더니 간찰증(間擦症)이란다.
항생제와 피부 질환 연고(뉴젠팜에서 나온 코티손 크림- 성분: 히드로코티손)를 처방받고 치료해
보았지만 전혀 차도가 없다. 긁어서 생긴 피딱지를 또 긁어서 때어 낼때엔 말로 다 할수없는 희열이 느껴진다. 같은 내무실 쓰는 고참이 그럴 땐 무좀약을 바르면 낮는다고 해서 무좀약을 구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
무좀약이 근화제약에서 나온 [카마졸]은 성분이 {클로트리마졸}이고 근화제약에서 나온 또다른 무좀약 [피로에이스-오] 연고는 성분이 {크로타이톤}과 {살리실산} 이고 뉴젠팜에서 나온 [플로린크림]은 성분이 {플루오시놀론아세토니드} 이고, 뉴젠팜에서 나온 또 다른 무좀약 [이소론] 크림은 {트라보코트크림}으로서 성분이 {질산이소코나졸}과 {길초산디플루코르톨론} 이라는 점이다.
그렇다. 이 모든 약이 무좀약이지만 그 성분이 다 다르다. 난 이 이상한 약 이름들 중에서 나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가 좋은 약을 찾아야만 하는 너무나 어려운 문제에 부딧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버렸다. 게다가 뒤에 씌여있는 <주의- 부작용>엔 하나같이
1)피부자극,피부감작,홍반,피부박리,부종,가려움,두드러기,수포,피부건조감 때때로 작열감,과민증,
발적,피부염등의 피부반응이 나타날수있습니다.
2)드물게 미란(짓무름),구진이 나타날수있다.
1.다음 환자에게는 투여하지말것: 이 약 성분에 과민증 또는 그 병력이 있는 환자.
라고 씌여 있으니, 약을 바를 부위가 워낙 예민하고 중한 부위라 함부로 할수가 없는 것이었다.

결국 과감하게 보람제약의 {염산테르비나핀}성분의 [로실] 크림을 약3일간 바르자
한달 넘게 나를 괴롭혔던 사타구니 습진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제 더이상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사타구니를 긁기위해 후미진 장소를 찾아 뒤지 않아도 된다.
기쁘다.
그런데 궁굼한 것이 하나있다. 간찰증 약을 발라도 소용 없었던 사타구니 습진이 무좀약을 바르고 나았다면, 나의 사타구니 습진은 간찰증이었을까 무좀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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