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톤사이비치와 라일레이 웨스트 사이이 자리한 덤스키친 Dum's Kitchen으로 등반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운데 우리는 바다에 발도 안담그고 바위만 바위만 탄다. 이것도 하나의 병이 아닐가 싶다.

 

덤스 키친에서 가장 유명한 루트는 사진의 개념도 상의 19번 루트인 The Lion King (6c+) 이다. 유명한 루트라는 말에 모두 한번씩 도전해 보았다.

 

사자의 옆 얼굴을 닮은 저 튀어 나온 큰 바위를 레이백으로 잘 뜯으면서 올라가면 된다. 역시나 재미있는 루트였다.

 

등반을 마치며 단체 사진도 찍고
바위에서 프리솔로로 등반 하다가 추락할때 낙하산을 펴는 클라이머도 있었다. 그만큼 여기 바위가 높고, 바위 밑은 바다라 상대적으로 안전하긴 하지만 절대 따라해 보고 싶지는 않다. 언제나 등반은 올라갈때도 안전하게, 내려올때도 안전하게!!

 

그리고 톤사이에서 라일레이 이스트로 가기 위해 넘어 갔던 산의 풍경과

어디인지 기억나지 않는 이런 저런 벽 사진들...

톤사이-라일레이 지역 등반 사진 정리가 이렇게 끝이 났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4년이나 지나서 정리를 하게 되었지만, 사진을 보니 어느 벽이었는지 어떻게 등반했는지 어디가 재미 있었고 어디가 어려웠는지 생생히 기억 나는거 보니 어지간히 즐거운 등반 이었나 보다. 하지만 여기 사진으로 정리한 벽 이외에도 사진으로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등반 했던 벽들이 훨씬 많다. 그 이유는 벽 타는게 너무 너무 재미 있으면 사진 찍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벽에만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벽들은 사진으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보니 그렇게 재미있었던 벽들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니 이 여행 기록을 참고하여 새로운 톤사이 라일레이 여행을 준비 중이신 분들은 더 많은 좋은 벽들을 찾아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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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라일레이 웨스트 밑에 자리한 Thawand Wall 과 Escher Wall을 등반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라일레이 이스트와 웨스트 사이 번화가에 있는 로컬 클라이밍 샵

우선 타이완드 월에서 몇 코스를 등반 하면서 몸을 푼 다음 타이완드월 6번 코스 옆에 있는 동굴로 이동했다.

 

타이완드월 6번 코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이 풍경을 뒤로하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 쭉 내려가면 애쳐스월이 나온다.

 

애쳐스월 Escher Wall은 접근이 쉽지 않아서인지 우리 말고는 등반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좋았다. 다른 어떤 벽들은 관광객으로 점령 당해서 빌레이 보는것도 쉽지 않다.

에쳐스월 등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루트는 하프파이프 드림이라는 이름의 7a+ 난이도 루트였다. 긴 원통형의 바위를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그 모양이 멋있어서 선등을 시도했다가 낭패를 보았다. 다리를 180도를 넘어서 왼쪽 다리를 거의 200도 가가이 들어 올려야 손을 잡을 수 있는 동작이 나오는 코스였다. 결국 완등에 실패하고 윤길수 선생님이 완등하신 후에 바위에 퀵이 달려 있어서 간신히 완등할 수 있었다.

 

사진에 형석이가 등반중인 Best Route in Minnesota (6c) 도 아주 재미있는 루트였다. 시간이 없어서 선등을 못하고 퀵 회수를 위해 탑로핑만 해서 아주 아쉬웠다.

 

하프파이프 드림에서 온몸을 비벼서 등반을 했더니 거지꼴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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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낭에서 롱보트를 타고 톤사이비치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오늘부터 4일간 톤사이-라일레이 지역의 바위를 등반하기 위해 톤사이 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레일레이 이스트와 웨스트 지역은 암벽등반과 관계 없이 바다가 깨끗하고 해변이 아름답기 때문에 고급 리조트가 많이 있고 레스토랑과 카페, 술집도 밀집되어 있다.

하지만 라일레이 웨스트 바로 옆에 자리한 톤사이 지역은 바닷물도 흐리고 해변도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숙소도 저렴하고 동네 분위기도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그래서 암벽등반을 하러 오는 클라이머들이 주로 톤사이에 있는 숙소를 이용한다. 물론 톤사이 안에도 리조트는 있지만 라일레이에 비해 저렴하고, 정말 저렴한 비용에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텐트로 이루어진 캠프도 있다.

 

우리의 숙소는 로컬 클라이밍 샵인 베이스캠프 톤사이 근처였다. 이 샵에 문의하면 빌레이 파트너도 일당을 주고 구할 수 있고, 카약과 간단한 점심 도시락이 포함된 프리솔로 다이빙을 예약 할 수도 있다.

우리의 숙소는 톤사이 안에서는 아주 훌륭한 수준이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본격 등반 시작

 

숙소 옆에 있는 톤사이 구역의 파이어월로 향했다.

6a+ 정도의 난이도에서 몸을 풀다가 파이어월의 인기 루트인 7a+ (개념도상의 5번 루트인데 루트 명은 잊어버림) 를 운정 애스트로맨 센터장님이 하러 가신다기에 따라 나섰다.

동굴 속에서 동굴 천장을 뜯으면서 동굴 밖으로 돌아 나와야 하는 루트였는데, 저런 극심한 오버행에 익숙하지 않아서 나는 도무지 동작을 찾지 못해 추락하고 말았다. 산 중턱에 있는 루트라 일단 고도감이 있고, 거기에 더해서 벽 각도가 오버행을 넘어 천장을 뜯어야 하다 보니 공포가 두배로 전해졌다.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는데 다른 외국 클라이머가 나와 같은 자리에서 추락하는게 보였다. 춘천 새남바위 용화산의 전설의 천장 등반을 하는 것과 동작이 비슷하니 한국에서 연습해서 언젠가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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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은 아오낭에서 롱보트를 타고 라일레이를 방문했고, 둘째날인 오늘은 아오낭 내륙에 있는 총프리 월을 등반 하기로 했다. 숙소 앞에서 태국 택시인 픽업트럭 뚝뚝을 타고 기사님에게 가이드 북에 있는 지도를 보여주고 가격을 흥정한 후 이동 하였다. 뚝뚝 기사에게 총프리월을 가자고 하면 대부분 위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지도상의 위치를 파악하는것이 좋을듯 하다. 우리는 전날 끄라비에 있는 로컬 클라이밍샵에서 가이드 북을 미리 구입하여 도움이 되었다.

 

https://goo.gl/maps/5kW7X4fjeXwAVZX88

총프리월 입구에 있는 안내판, 벽 앞에 있는 숙소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등반하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바위의 최대 높이는 45미터이고 40개가 넘는 등반 루트가 넓게 펼쳐진 바위를 따라 쭉 이어져 있다. 우리가 등반한 구역을 포함해서 크게 4개의 섹터가 있으니 모두 즐기려면 3일 정도는 필요할 듯 하다. 

아름다운 해변을 옆에둔 끄라비 해벽에 비하면 내륙에 위치한 총프리월은 주변 풍광이 심심한 느낌이다. 하지만 완등을하고 높은 벽 위에 매달려서 주변을 둘러보면 끝도 없이 펼쳐진 밀림이 보이는데 이 또한 장관이다. 암벽등반을 목적으로한 소수의 클라이머를 제외하면 근처에 사는 현지인 조차 거의 없기 때문에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고 한적한 환경에서 등반을 즐길 수 있다. 등반지는 근처에 자리한 로컬 샵에서 관리를 하는지 매우 깨끗하다.

 

 

총프리월 등반을 마치고 아오낭 숙소로 돌아올 때는 들어올때와 마찬가지로 뚝뚝을 이용 하였다. 총프리월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번화가에서 처럼 대기하고 있던 뚝뚝을 잡을 수는 없다. 우리는 들어올때 이용했던 뚝뚝 기사님에게 등반 마칠 시간을 알려주고 그 시간에 다시 와 달라고 부탁했었다. 주변에서 등반하던 외국인들은 아오낭에서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이곳을 찾아 왔다고 했다. 인적이 드문 곳이니 등반을 마치고 돌아갈 방법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고생할 수도 있다.

 

등반을 마치고 아오낭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열흘간의 등반 중 시내 관광은 이날 저녁이 유일한 날이었다. 이날 이후는 등반 마치고 저녁 먹고 나면 다들 지쳐서 기절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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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에 태국으로 10박11일 암벽등반 여행을 다녀 왔다. 태국의 건기는 11월에서 4월 사이로 한국은 겨울로 접어들어 야외 암벽등반이 힘든 이 시기가 태국에서 암벽 등반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략의 일정은 이러 하였다.

 

2/4(목): 인천국제공항-푸켓국제공항-전용차량-아오낭-SS Re

2/5(금): 아오낭-톤사이-무에타이 Wall, 1,2,3 Wall 등반-LT-아오낭-SS Re
2/6(토): 아오낭-뚝뚝-Chong Plee Wall등반-뚝뚝-아오낭-SS Re

2/7(일): 아오낭-LT-DV Re- 톤사이Wall, Fire Wall 등반-DV Re

2/8(월): 톤사이-The Keep, Hidden Worldl 등반-톤사이-DV Re

2/9(화): 톤사이-톤사이 Wall 등반-톤사이-DV Re

2/10(수): 톤사이--Escher Wall, Universe Wall, 타이완월 등반-톤사이-DV Re

2/11(목): 톤사이-배편-피피섬-CG Re-톤사이타워등반-피피-CG Re

2/12(금): 피피-피피섬투어-피피-CG Re

2/13(토): 피피-LT-힌탁월등반-LT-피피-CG Re

2/14(일): 피피-드링킹월등반-배편-빠통-푸켓국제공항HKT

2/15(월): 푸켓-인천 국제공항 도착

 

1. 등반 첫째날-라일레이 무에타이벽 등반

태국 푸켓국제공항에 도착하여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전용 미니버스를 타고 아오낭 비치의 숙소에 도착, 잠시 눈을 붙이고 새벽 같이 일어나 등반을 나선다. 목적지는 라일레이의 무에타이 Wall과 123 Wall.  숙소인 스리숙산 리조트 바로 앞에 롱보트 픽업 포인트가 있어서 아침에 현장에서 표를 구하고 라일레이로 넘어갔다.

 

숙소 스리숙산 <https://goo.gl/maps/y88qN8pKoGiPaxr99>

라일레이는 아오낭 비치에서 롱보트를 타고 15분 정도 들어가야한다. 처음엔 배를 타고 들어가야해서 라일레이가 섬인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산을 넘을 수 있는 터널이 없어서 차 대신 배로 들어가야 하는 내륙이었다.

끄라비는 푸켓에서 동쪽에 위치한 200여개의 섬을 포함한 지역명이고, 아오낭 해변이나 레일레이, 톤사이 심지어 피피섬도 끄라비 지역이다. 끄라비 안에는 암벽등반으로 유명한 섬이 유난히 많은데, 거의 무인도에 가까운 섬에도 암벽 등반 루트가 수백개씩 개척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그 중에서도 관광지로도 유명한 라이레이 이스트와 웨스트, 그리고 톤사이의 바위들을 등반 하기로 했다.

 

곧게 하늘로 솓은 아오낭 타워가 보이면 목적지인 라일레이비치에 거의다 온것이다.
카약을 이용해 주변 섬이나 헤벽에 접근하여 프리솔로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라일레이 이스트에 위치한 123과 무에타이벽을 찾아서 해변을 걸었다. 라일레이 웨스트와 톤사이 지역은 사진에서와 같이 바로 옆에 있다.

1,2,3 벽에 도착 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다. 그레이드가 낮은 루트가 많아서 그런지 현지 가이드를 고용해서 암벽 등반 체험 하는 초보들로 벽이 가득하다. 1,2,3 벽을 이용 하려면 끄라비 내부에 있는 라일레이 비치나 톤사이 비치 근처에 숙소를 잡고 아침 일찍 움직여야가 가능할 것 같다. 우리는 간단히 몸을 풀고 무에타이벽으로 바로 이동하였다.

 

등반을 끝내고 롱보트를 타고 다시 아오낭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아오낭 내륙에 있는 Chong Plee Wall을 등반하기 위해서이다.

 

벌써 4년이 지난 여행의 기록이다 보니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겨울 다시 끄라비를 가기 위해 지난 기억을 최대한 끌어 내기 위해 이 기록을 뒤늦게 시작하게 되었다. 혹시 자유 여행을 위해 정보를 찾다가 이 글을 보시는 분은 4년전의 기억과 사진으로 작성된 글임을 감안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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