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르노의 문화산업 비판을 통해서 본 한국 대중 문화산업 - 현대사상특강
철학 2009. 2. 12. 19:32 |아도르노의 문화산업 비판을 통해서 본
현재 한국 대중 문화산업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쓴 "계몽의 변증법"에서는 대중문화, 즉 문화산업에 대해 비판한다. 이들이 보기에 대중문화가 만들어지는 방식에 문제가 있으며, 그 잘못된 방식은 잘못된 사회구조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대중문화의 가장 큰 축을 이루는 텔레비전과 신문과 같은 매체는 일반 대중들의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중문화는 사람들의 인식과 사고방식에도 커다란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문화 속에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독이 숨겨져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그러한 독에 조금씩 조금씩 중독되어 가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눈과 귀를 가리고 안보고 안 들으면 그만인가? 이제 우리는 아도르노의 대중문화 비판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지금 현재 한국 대중문화에도 아도르노가 비판한 점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우선 이러한 아도르노의 문화 사업 비판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대중문화는 모든 것을 동일화시키고, 하나의 일면적 체계를 만든다. 2. 대중문화는 자본의 독점에 지배당하고, 대중문화는 하나의 장사일 뿐이다. 3. 대중문화는 대중들에게 허위욕구를 자극시키고, 그것을 교묘하게 유포시킨다. 4. 대중문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중문화의 생산방식을 변호하기 위해서 이야 기하는 기술적 합리성이란, 지배자체의 합리성에 불과하다. 5. 대중문화는 주체의 자발적 참여를 방해한다. 6. 대중문화란, 문화가 아니라, 단지 양식화된 야만에 불과하다. 7. 대중문화는 지배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고 그것에 대중들이 무비판적으로 순 응하도록 만든다. |
위의 아도르노의 대중문화 비판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심각한 문제가 <7. 대중문화는 지배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고 그것에 대중들이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도록 만든다>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자본과 권력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이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노동자들은 그 스스로 사회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노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틀 안에서 커다란 시스템(이를테면 기계)의 한 부품이 되어 자신의 노동력과 시간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이 사물화, 대상화 된 사회 안에서 노동자는 스스로 자신의 일과 사회 전체를 조망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 전체에 대한 조망과 이 사회 안에서의 나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고민은 누가해 주는가? 그러한 고민은 대중문화가 대신 해준다. 노동자들은 일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가정으로 돌아가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혹은 뉴스를 통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 자연히 스스로 자신의 일과 사회 전체를 조망할 수 없다. 뉴스를 본다고 하는 것도 사실은 그들에 의해 선택되어진 사건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석된 것으로 전달받을 다름이다.
즉 이러한 대중문화는 결국 자본과 권력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고, 그 안에는 그들이 원하지 않는 것들, 즉 실질적인 권력 소유자들의 비위를 건드리는 것은 배제된다.
한국 사회의 예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우선 권력의 메스미디어 장악 시도문제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3월 당선된 이후 우선 우리나라 방송 전체를 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에 동아일보 정치 부장이었던
이명박의 대중 매체 장악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YTN 사장마저 자신의 사람으로 교체한다. YTN은 우리나라 최초의 24시간 뉴스채널로 공중파 방송은 아니지만 뉴스매체로서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상당한 방송이었으며 특히 돌발영상이란 프로그램으로 정치의 잘못과 정치인들의 실정을 꼬집어 내서 일반 대중들에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여왔다. 하지만 이러한 방송의 사장에 작년 대선 이명박 캠프의 방송특보로 활동했던 구본홍씨를 앉힌 것이다. YTN 노조는 물론이고 사회 각계와 시민단체들도 YTN 사장 교체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실패했다. 주주총회는 40초만에 날치기 통과로 사장을 교체시켜버렸다. 그 직후 YTN 최고의 인기프로그램이었던 돌발영상도 폐지되었다. 이는 정부를 비난하는 어떠한 방송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권력이 자신의 비위에 맞지 않는 모든 언론을 제거한 것이다. 그리고 이와는 상반되게도 지난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 사면을 시행해 조선일보
이러한 정부의 언론을 통한 대중문화 전반을 장악하려는 시도 중에서도 가장 가슴에 아픈 것은 시민방송 RTV에 대한 제정지원을 끊음으로서 스스로 말라 죽게 만든것이다. 시민방송 RTV는 퍼블릭 엑세스 전문 케이블 방송이다. 퍼블릭 엑세스란 거대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방송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취재 하여 뉴스와, 직접 찍은 영상을 방영하는 방송을 통해서 시민이 주인이 되어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보는 대안 방송을 뜻한다. 그리고 시민방송 RTV는 이러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한국 최초의 방송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작은 목소리가 크게 울릴 수 있고, 옳은 목소리가 넓게 퍼지는 것, 다양성이 존중되고 모두 다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면, 지금의 정부가 원하는 사회는 자신들이 원하는 하나의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사회인 것이다.
이렇듯 자본과 권력에 의해 방송과 대중문화가 잠식되어간다면 창조적이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문화가 대중들 곁으로 전달되어 지는 것은 점점 더 힘들어 질 것이며, 결국 방송은 획일화 ·양산화 되어 공급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의 내용은 필연적으로 정형화되고 경직된 사고와 행동을 낳을 우려가 있다.
아도르노는 이러한 지배의 메커니즘에 대한 극복의 희망을 예술에서 찾고 있다. 진정한 예술만이 관리되는 사회에 함몰되지 않고, 그 대척점에서 이 사회의 새로운 야만을 증언하고 대안의 세계를 꿈꾸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도르노는 예술 중에서도 모더니즘 예술이 이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모더니즘 예술은 본성상 현존 사회에 대한 강한 부정과 저항의 정신을 띤다. 그리고 쉽게 관리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형식 실험을 행한다. 이러한 아방가르드 예술은 문화에 충격을 주어서 그 충격으로 사람들을 각성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동일성 문화에 균열을 주고자 한다.
하지만 아도르노가 생각한 대안이 과연 우리 현실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박장히,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관리되는 사회에 함몰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주체적으로 사회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아방가르드 적인 예술이 아닌,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강한 부정과 저항(아방가르드적인)을 담은 직접적인 행동들이 끊임없이 행해져야한다. 인터넷을 거점으로 한 대안 미디어 활동이 그 예일 것이며, 촛불을 통해 경험한 토론과 광장의 경험을 잘 살려 나가는 것 또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