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로 암벽 등반 여행을 다녀 왔다.

등반을 다녀온 뒤에 후기를 남기는 이유는 첫째로는 다음에 다시 가기 위해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서일 것이고, 두번째로는 내가 다녀온 등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후일 등반여행을 갈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2015년 11월에 다녀온 등반을 3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지금에서야 정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등반을 다녀온 당시의 생각으로는 말레이시아 등반을 다시 올것 같지 않아서 였을 것이다. 말레이시아 등반을 준비하기 전 상상하던 말레이시아는 바다가 있고 밀림이 있는 동남아시아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국가였다.

하지만 바위만 사랑하는 바위쟁이들과 등반 여행을 가다보니 바다라고는 볼 수 없는 내륙 속의 바위 위주의 일정을 짜게 되었다. 우리의 등반 여행지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 그 안에 우뚝 솟아 있는 커다란 바위산 바투 케이브(Batu Cave) 지역이다. 우리의 일정은 이러하였다.

 


 11/19(목) : INC 09:35 - D7 507 - 15:20 KUL -SkyBus - 숙소 Damas Suite & Res.
 11/20(금) : 호텔 - Taxi - 바투 Damai Wall 등반 - Taxi - 숙소 Damas Suite & Res.
 11/21(토) : 호텔 - Taxi - 바투 Nanyang Wall, Comic Wall 등반 - Taxi -  숙소 Damas Suite & Res.
 11/22(일) : 호텔 - Taxi - 바투 Nyamuk Wall 등반 - 숙소 Damas Suite & Res.
 11/23(월) : 호텔 - Taxi - Camp5 Rock Gym 등반 - Utama-Central
 11/24(화) : 호텔 - Taxi - KUL공항 01:00 - D7 506 - 08:00 인천 도착 

 

 

쿠알라룸푸르 도심에서 택시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바투 케이브(Batu Cave) 지역은 커다란 바위산이라 그 바위를 둘러 싸고 많은 암벽등반 루트가 개척되어있다.

이 곳 바투 케이브에 위치한 힌두사원(Ayyappa Temple Batu Caves)은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우리는 힌두 사원은 구경도 하지 않고 그 주변의 바위만 찾아 다녔다. 그 힌두사원을 중심으로 반경 5km 둘레에 규모와 높이가 다양한 여러 개의 석회암 벽들이 암벽 등반지로 개척되어 있다.

 

택시를 타고 등반지로 이동하고, 등반을 마치면 숙소로 돌아와 잠을잔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반복이다. 오르는 벽만 그 옆 등반지로 그 옆 등반지로 바뀔 뿐. 우리는 바투 케이브 지역에서 다마이 월(Damai Wall), 난양 월(Nanyang Wall), 코믹 월 (Comic Wall ), 냐묵 월(Nyamuk Wall)을 등반하였다.

 

 

다마이 월(Damai wall)

 

우선 첫째날 찾은 다마이월은 아주 아주 넓고 깨끗한 암벽 공원이다. 택시에서 내려서 등반 할 바위 앞까지 이동하는데 1분. 한국에서 처럼 바위를 찾아 등산을 할 필요가 없다. 평지 위에 갑자기 수직의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다마이 월은 바투 케이브 등반지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이다. 확보를 보는 바닥에는 잔디가 깔려있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와 깨끗한 무료 화장실도 있다.

그야말로 공원이다. 이곳을 개척했다는 배가 나온 중년의 남성이 우리에게 인사를 건냈다. 이곳에만 50여개의 코스가 있고 아직 개척하지 못한 좋은 바위가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잘 정리된 깨끗한 공원이고 비교적 쉬운 코스가 많아서 인지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찾아서 등반을 즐기고 있었다. 등반을 즐기는 가족이라니.. 유치원생도 안되어 보이는 어린이들이 자연바위를 하는 모습은 그동안 쉽게 보지 못한 풍경인데, 이곳에서는 아주 많았다.

 

이곳의 11월 날씨는 우리나라 여름 날씨와 비슷하지만 오후 3시 쯤이면 어김없이 엄청난 소나기가 한두시간 정도 내린다. 비가 그친 후에도 해는 남아 있지만 바위가 젖어 있기 때문에 미끄러워서 등반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너무 더워지기 전에 새벽에 일찍 등반을 시작하고 오후에 비가오기 시작하면 그날 등반을 끝내야 한다. 

 

 

 

 

 

 

 

 

 

 

 

난양 월(Nanyang Wall)


유명한 힌두 사원인 Ayyappa Temple Batu Caves 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오른쪽 옆에 위치한 바위이다.  다마이월 처럼 넓고 많은 코스가있는 것은 아니다. 힌두교 사원의 관광을 겸해서 같이 가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우리는 관광은 하지 않고 바위만 탔다) 종유석을 이용한 등반 코스가 있어서 한국에서는 해보지 못한 동작의 등반을 하게 된다.

사원 건너편에는 맥도날드와 대형 마트가 있고, 바위 옆쪽으로는 음식점이 많이 모여있는 상점가가 있어서 등반 중이나 등반 후에 식사를 하기에도 좋다.

 

이날 오후에 난양 월(Nanyang Wall)을 등반하기 전에 오전에는 코믹월(Comic Wall) 이라는 곳을 등반 했다. 하지만 사진은 없다. 이유는 추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데, 암벽등반 루트가 개척되어 있는 벽 바로 앞으로 어떤 시설물이 있어서 높은 담벼락 있기 때문에 빌레이 볼 공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바위 주변도 깨끗하지 못하다. 코믹월을 등반 하기 보다는 차라리 오전에 Ayyappa Temple Batu Caves 힌두 사원을 관광하고, 그 후에 난양월을 등반하기를 권한다.  

오전에 등반을 하고 오후에 관광을 해도 늦지 않겠지만, 막상 등반을 해보면 땀 벅범에 흙먼지로 더러워 져서 택시를 타는것 조차 미안해 지기 때문에 사원 관광을 먼저 하고 등반을 하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다.

 

 

 

 

 

 

 

 

 

 

 

 

 

 

 

 

 

 

 

 

냐묵월 (Nyamuk Wall)

 

등반 3일차에 찾은 곳은 냐묵 월. 냐묵은 현지 말로 모기라는 뜻이다. 왜 벽 이름을 모기라고 지었겠는가. 이곳은 그야말로 공기반 모기반이다. 말을 하면 입속으로 모기가 들어오고 숨을 쉬면 코 속으로 모기가 들어온다. 온갖 모기 기피제를 바르고, 모기퇴치 팔찌도 차고, 종이로 된 계란판도 태워서 연기를 냈다. 현지 사람들이 모기 쫒을때 쓰는 방법이라고 한다. 냐묵월은 현지인들이 사는 주택가를 지나서 있는데 이렇게 모기가 많은 곳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정말로 정말로 궁금할 정도로 모기가 많다. 주택가를 지나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타나는데 이 길을 따라서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등반지가 나온다. 바위 밑에는 주택가에서 보다 훨씬 더 많은 모기들이 모여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모기가 많은데 왜 이런 곳을 찾아서 등반을 해야하는 것일까. 다마이월처럼 넓고 깨끗하고 코스가 많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건 바로 냐묵월이 다른 곳에 비해서 난이도가 높은 코스가 많기 때문이다. 난이도만 높은게 아니라 코스 길이도 길고, 볼트 사이의 거리도 멀다. 위험한 바위를 오르는 재미가 모기가 주는 괴로움을 뛰어 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냐묵월도 등반 사진이 없다. 너무 열심히 하루 종일 바위만 타다 보니 사진 찍을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기에 너무 많이 물려서 이러다가 타지에서 모기로 인한 고열이나 합병증에 걸리는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로 모기가 많으니 각오는 해야한다)  

 

 

그리고 다시 다마이 월(Damai wall)

 

등반 여행이 끝나가는 4일째날, 우리는 다시 다마이월을 찾았다. 주변의 난양, 코믹, 냐묵월을 차례로 방문 해 보았지만 역시 다마이월 만큼 멋진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이유는 이날은 오전부터 비가 왔다.

비가오면 바위가 미끄러워서 암벽등반은 할 수 없다. 벼락에 맞을 위험도 있다. 실제로 이곳의 소나기는 엄청난 강우량과 함께 천둥 번개가 몰아친다.

하지만 다마이월 중간에는 큰 동굴이 하나 있고, 이 동굴 안에도 암벽등반 루트가 개척 되어 있어서 비가 와도 등반을 할 수 있다. 동굴까지는 철제 계단이 설치 있지만 평상시에는 입구가 자물쇠로 잠겨 있는 듯 하다. 우리는 공원 관리하는 분에게 부탁을 해서 문을 열고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쿠알라룸푸르에는 말레이시아 전통 음식, 할랄음식 전문점, 중국 차이나타운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많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힌두교를 믿는 사람이 대부분인 나라이고,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현지 음식점에서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이건 아주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이다. 등반 후 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한잔 하고 싶으면 대형 쇼핑몰에 있는 음식점을 가거나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으면 된다.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싶으면 잘란 알로 야시장을 추천한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매우 유명한 먹자골목으로, 100m 길이의 넓은 길에 좌판이 펼쳐져 있다. 말레이 음식 외에도 태국요리, 칠리크랩, 씨푸드와 닭날개BBQ, 과일 등 다양한 음식이 모여있는 거리다.

 

이곳 쿠알라룸푸르에는 캠프5라는 아주 아주 넓고 멋진 실내 클라이밍센터도 있다. 심지어 캠프5는 시내 한복판 대형 쇼핑몰 안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 하기도 좋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 때문이라도 쿠알라룸푸는 들려볼 만한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도 몬타렉스 같은 대형 클라이밍 센터가 생겼으니 따로 자세하게 소개하지는 않겠다. 바투케이브 등반 중에 오전부터 비가 와서 등반이 불가능 한 날에 들려 보면 좋을 듯 하다.

 

바투케이브를 포함한 말레이시아의 암벽등반 정보는 <http://www.vertical-adventure.com/rock-climbing.html> 을 참고하면 된다. 

 

이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바투케이브 등반 여행 기록을 마친다. 등반을 다녀온 당시의 생각으로는 말레이시아 등반을 다시 올것 같지 않아서 사진과 등반 일정 후기를 정리하지 않았었는데, 3년이 지나서 이렇게 정리하는 이유는 그 사이에 아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바투케이브 중에서도 다마이월은 아이와 함께 등반하기에 참 좋은 곳이었다. 훗날 아이가 더 커서 함께 등반을 하게 된다면 이 글을 다시 꺼내 읽고 참고해서 등반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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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애스트로맨 회원들과 여름 등반으로 경북 울진 불영계곡 집게바위를 다녀왔다. 서울에서 저녁 11시 출발해서 목적지인 불영계곡 선유정에 도착하니 새벽 3시, 간단하게 야영을 하고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등반 준비를 시작 했다. 

 

선유정 옆 길가에서 바라본 불영계곡의 풍경

 

 

아래에 보이는 계곡으로 30미터 하강해야 등반 포인트가 나온다.

집게바위는 선유정 옆 도로를 따라 계곡 물 흐르는 방향으로 조금 걷다가 길가에서 안으로 들어가 30미터 하강을 해야 등반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이다. 하강하지 않고 걸어서 내려가는 방법도 있지만 길이 꽤 험해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도로 길에서 하강 포인트 까지 가는 길도 그리 평탄하지 않다. 여름 등반이라고 슬리퍼나 조리를 신고 오는것은 명을 단축하는 길이니 최소한 샌들은 신도록 하자. (내가 슬리퍼 신고 갔다가 퍽 고생을 해서 하는 이야기임)

 

 

 

 

 

여기가 오늘의 목적지 집게바위이다. 코스는 총 15개가 개척되어 있고, 모두 애스트로맨 윤길수 선생님이 개척하셨다.

 

 코스명

 난이도

 볼트수

 길이(m)

 1 굴참나무

 5.8

 4

 10

 2 선유장

 5.10b

 4

 10

 3 주천대

 5.7

 4

 10

 4 격암사당

 5.10c

 12

 30

 5 천량암

 5.10c

 11

 30

 6 주절이

 5.11a

 5

 10

 7 광대코

 5.10d

 5

 10

 8 마고암

 5.11c

 5

 10

 9 벼락

 5.10c

 5

 10

 10 학선대

 5.10b

 5

 10

 11 상서암

 5.10c

 5

 10

 12 용골암

 5.11a

 5

 10

 13 조계등

 5.12b

 6

 10

 14 비천폭

 5.10a

 5

 10

 15 동구

 5.10c

 5

 10

 

코스는 바위를 바라보고 오른쪽에서 부터 1번이 시작된다. 처음엔 쉽다가 왼편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계곡 옆에 있는 가장 왼쪽 마지막 두개 코스가 난이도도 그리 높지 않고 동작도 아주 재미있어서 12번 13번 코스에서 깨진 마음을 달래준다.

 

 

오늘의 등반 장비 단체사진. 장비 중에 가장 신경써서 준비한 것이 저 한 가운데 있는 나루 마스크 암슬리브(일명 쿨토시)와 X1 마스크다.

지난달에 파주 감악산 등반 중에 뜨거운 햇볕은 내 뒷목과 팔을 다 태우고, 태양의 열기를 머금은 바위에서 뿜어 나오는 뜨거운 열기로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암벽 등반을 잘 하려면 바위에 몸이 딱 붙어야 하는데, 여름 등반을 위해서는 추가로 장비를 갖추어야 함을 느꼈다.

특히 오늘 준비한 나루마스크 X1은 여름 전용 마스크로 얇아서 숨쉬기가 편하면서도 자외선 차단은 최대 96%라고 한다. 이쯤 되면 마스크도 등반 장비인 것이다.

  

 

착용을 해보니 쿨토시를 팔에 처음 했을때 만큼이나 놀랍다. 쿨토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여름에 더운데 추가로 옷을 더 입어서 시원하게 한다는 발상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옷을 벗을수록 더 시원한것 이니까. 하지만 쿨토시를 한번 해보면 여름이 끝나도록 벗기다 힘들다.  

X1 마스크도 그런 느낌이다.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숨쉬기가 더 편해다. 더운 공기가 마스크에 한번 걸러져서 들어오는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목과 얼굴이 시원하다.  

 

 

같이 등반온 형님의 어깨 위로 부서지는 여름 태양... 여분의 마스크랑 암슬리브도 챙길걸 그랬다.

 

 

 

코스를 개척한 윤길수 선생님등 등반 모습. 언제 봐도 동작이 군더더기가 없고 시원 시원하다. 이번 등반은 바위를 개척한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뜻깊은 등반이었다.

 

 

 

 

 

여름에 이보다 좋은 등반지가 있을까. 바위 재미있고 옆에 시원한 계곡이 흐른다. 아침 일찍 등반을 하고, 해가 뜨거워지는 정오부터 3시쯤 까지는 계곡에서 더위를 피해서 놀다가, 오후에 바위에 그늘이 지면 오전에 마무리 못한 코스를 도전하면 된다. 너무나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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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경보 긴급 재난문자가 올 정도로 더웠던 지난 주말, 나는 애스트로맨 윤길수 선생님과 파주 새벽암장을 찾았다.

예전에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를 취재하러 온 적이 있었다. 출렁다리를 지나서 법륜사 올라가는 길에 운계폭포가 있는데 그 폭포 옆으로 클라이밍 루트가 개척되어 있는걸 보고서 언젠가 선생님과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좋다고 생각했다.

시원한 계곡 옆에서 클라이밍 이라니, 폭염 경보에 어울리는 야외 활동이 아닌가!

 

 

 

 

(예전에 다른 일로 취재했던 감악산 출렁다리와 운계폭포. 저 출렁다리가 만들어지고 나서부터 전국의 지자체에 출렁다리 건설 열풍이 불고 있다. 여기도 저기도 전국에 레일바이크, 전국에 관광 곤돌라, 이제 전국에 출렁다리...)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인 새벽 암장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운계폭포 옆에 있는 클라이밍 루트는 겨울 빙벽등반용이라고 한다.

 

 

 

이곳이 오늘의 목적지 새벽암장이다. 새로운 벽을 찾는 사람들 산악회에서 개척한 암벽이어서 줄여서 새벽암장.

네비게이션으로 새벽암장으로 찾으려면 새벽암장이라고 검색하면 나오지 않고 <설마12교>를 입력하면 된다.

설마 12교는 새벽암장 옆에 있는 다리 이름인데, 이 다리 밑으로 계곡이 흘러서 암벽등반을 하다가 다리밑 그늘에서 계곡물에 다리를 담그고 쉴 수 있어서 여름 등반에 아주 좋다. 

 

 

새벽암장 개념도. 오늘의 목표는 10 그레이드인 나그네, 어흥, 착하게 살자, 새우깡, 금진을 모두 하는것. 11B 영부인 도 욕심을 내고 싶지만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등반이라 무리하면 다칠것 같다.

 

 

 

 

 

 10D 등급인 어흥을 오르고 계신 윤길수 선생님의 모습. 선생님은 가볍게 오르셨지만 나는 크럭스 구간의 재밍 동작에서 탈탈 털렸다.

 

 

 

 

금진 10B를 오르고 있는 윤선생님과 고은누나.

 

새벽암장에서 가장 어려운 루트 중에 하나인 새벽1 (12A)를 선등하는 선생님과

 

 

 

 

선생님이 줄 걸어 주신 덕분에 12A 등급을 탑로핑 하는 나. 물론 탑로핑으로도 완등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게 어디인가, 12가 어떤 맛인지 느껴 볼 수 있었으니. 지금의 내 실력과 근력으로는 바위에서 허리가 자꾸만 멀여저서 한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기는 커녕 한 동작에서 안정적으로 호흡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러다가 내 살아 생전 12 그레이드를 할 수 있을지...

 

오늘 목표했던 나그네, 어흥, 착하게 살자, 금진은 완등 했지만 새우깡은 먼저 오신 분들이 하고 계시기도 했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결국 해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다음에 새벽 암장을 다시 찾는다면 어흥의 크럭스 동작을 텐션 없이 깔끔하게 완등하는 것과 새우깡 루트를 등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될 것 같다.

 

이번에 처음 찾은 새벽 암장의 느낌을 정리 하자면, 암장이 계곡 옆에 있어서인지 전반적으로 바위가 젖어 있었다. 오후에 바위가 마르고 난 다음에는 등반하기 좋았지만 오전엔 좀 미끄러워서 실제 난이도 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가을 겨울에 바위가 말라서 까실 까실 할때는 등반하기 더 좋을 것 같긴 하지만, 새벽 암장의 매력은 역시 암장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과 설마12교의 다리 그늘이기 때문에 여름 피서용 암장으로 내년에 다시 찾을 것 같다.

 

(그리고 11등급의 루트가 하나밖에 없어서 그것도 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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