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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16 파주 감악산 새벽암장 여름 등반 1

폭염 경보 긴급 재난문자가 올 정도로 더웠던 지난 주말, 나는 애스트로맨 윤길수 선생님과 파주 새벽암장을 찾았다.

예전에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를 취재하러 온 적이 있었다. 출렁다리를 지나서 법륜사 올라가는 길에 운계폭포가 있는데 그 폭포 옆으로 클라이밍 루트가 개척되어 있는걸 보고서 언젠가 선생님과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좋다고 생각했다.

시원한 계곡 옆에서 클라이밍 이라니, 폭염 경보에 어울리는 야외 활동이 아닌가!

 

 

 

 

(예전에 다른 일로 취재했던 감악산 출렁다리와 운계폭포. 저 출렁다리가 만들어지고 나서부터 전국의 지자체에 출렁다리 건설 열풍이 불고 있다. 여기도 저기도 전국에 레일바이크, 전국에 관광 곤돌라, 이제 전국에 출렁다리...)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인 새벽 암장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운계폭포 옆에 있는 클라이밍 루트는 겨울 빙벽등반용이라고 한다.

 

 

 

이곳이 오늘의 목적지 새벽암장이다. 새로운 벽을 찾는 사람들 산악회에서 개척한 암벽이어서 줄여서 새벽암장.

네비게이션으로 새벽암장으로 찾으려면 새벽암장이라고 검색하면 나오지 않고 <설마12교>를 입력하면 된다.

설마 12교는 새벽암장 옆에 있는 다리 이름인데, 이 다리 밑으로 계곡이 흘러서 암벽등반을 하다가 다리밑 그늘에서 계곡물에 다리를 담그고 쉴 수 있어서 여름 등반에 아주 좋다. 

 

 

새벽암장 개념도. 오늘의 목표는 10 그레이드인 나그네, 어흥, 착하게 살자, 새우깡, 금진을 모두 하는것. 11B 영부인 도 욕심을 내고 싶지만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등반이라 무리하면 다칠것 같다.

 

 

 

 

 

 10D 등급인 어흥을 오르고 계신 윤길수 선생님의 모습. 선생님은 가볍게 오르셨지만 나는 크럭스 구간의 재밍 동작에서 탈탈 털렸다.

 

 

 

 

금진 10B를 오르고 있는 윤선생님과 고은누나.

 

새벽암장에서 가장 어려운 루트 중에 하나인 새벽1 (12A)를 선등하는 선생님과

 

 

 

 

선생님이 줄 걸어 주신 덕분에 12A 등급을 탑로핑 하는 나. 물론 탑로핑으로도 완등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게 어디인가, 12가 어떤 맛인지 느껴 볼 수 있었으니. 지금의 내 실력과 근력으로는 바위에서 허리가 자꾸만 멀여저서 한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기는 커녕 한 동작에서 안정적으로 호흡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러다가 내 살아 생전 12 그레이드를 할 수 있을지...

 

오늘 목표했던 나그네, 어흥, 착하게 살자, 금진은 완등 했지만 새우깡은 먼저 오신 분들이 하고 계시기도 했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결국 해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다음에 새벽 암장을 다시 찾는다면 어흥의 크럭스 동작을 텐션 없이 깔끔하게 완등하는 것과 새우깡 루트를 등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될 것 같다.

 

이번에 처음 찾은 새벽 암장의 느낌을 정리 하자면, 암장이 계곡 옆에 있어서인지 전반적으로 바위가 젖어 있었다. 오후에 바위가 마르고 난 다음에는 등반하기 좋았지만 오전엔 좀 미끄러워서 실제 난이도 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가을 겨울에 바위가 말라서 까실 까실 할때는 등반하기 더 좋을 것 같긴 하지만, 새벽 암장의 매력은 역시 암장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과 설마12교의 다리 그늘이기 때문에 여름 피서용 암장으로 내년에 다시 찾을 것 같다.

 

(그리고 11등급의 루트가 하나밖에 없어서 그것도 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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