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A - 담배 한대 피우자
B- 그래

예) 에서 보여주는 저 간단한 대화가 가진 힘은 그야말로 놀랍다.
A 라는 말은 '내가 지금 외롭다.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다' 라는 뜻으로써 인간이란 존재의 필연적 외로움을 표출하는 발로이다.
이럴때 B는 '내가 너의 외로움을 함께해 줄께, 내가 너와 함께 있을게' 라는 뜻이다.
A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줘' 혹은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라는 뜻이다.
이럴때 B는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께' 라는 뜻이다.
A의 힘은 '오늘 우리 술한잔 하자' 혹은 '오늘 우리 집에서 파티가 있어' 보다 소박하지만 그 파장과 영향력에 있어선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경제적으로도 더욱 가치가 높다.

우리는 A-B 를 통해 내 마음의 위로를 받고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느낌은 자기 자신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B에게 '나는 타인에게 필요인 인물이다' 라는 느김을 받게 하면 그러한 느낌은 사회에서 인간 관계를 가짐에 있어서 자신의 위치와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삶은 아주 지루하고 심해의 먼지처럼 가라앉아 있다.
A-B 는 그 삶의 작은 파장이고 남자들 간에 우호를 나타내는 거의 유일한 감정 표현이다.
그래서 우리는 A 하길 원하고 B 듣기를 원한다.
A 를 들었을 때는 내가 지금 막 담배를 피워서 그다지 담배를 피우고 싶지 않더라도 거절하기
힘들다. 그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느낌이다.
이를 악이용 하여 의도적으로 A 를 하도록 유인한뒤 B' 를 하기도 한다. B' 를 당한 A 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자기 내면의 세계로 숨어 버린다. 때문에 어떤날은 적정 흡연량(약60개피) 보다 담배를 많이 피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럴수록 상대방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형향을 미친다.
(물론 당신의 신체엔 치명적이다)
우리가 서로를 위해 할 일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나와 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