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가님은 작년 가을부터 슬슬 걷고 몸을 움직이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놀이터에 탐닉 하시기 시작 했더랬다. 하지만 예년보다 춥지 않은 겨울 덕분에 미세먼지가 가득한 겨울을 보내야 했고, 결국 겨울내 거의 집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했다. 긴긴 겨울을 집 안에서만 활동 하는 동안 우리 아가님은 하루에 수백권의 그림책을 읽으라고 종용 하시더니, 그 결과 언어능력에서의 발군의 향상을 보이셨다. 하지만 그렇게 집 안에 갇혀서 언어 능력을 향상 시키며 봄을 기다리는 동안에 몸을 가누고 놀리는 능력은 오히려 지난 가을보다 못하게 되었다. 이런 아가님의 발달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따듯한 봄이 오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야외 활동을 많이 시키기로 다짐했다.

 

아기를 낳기 전부터 독일의 유아 교육 방식중 하나인 숲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숲 어린이집, 숲 유치원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의 육아가 안전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아기를 돌보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면, 이 교육법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 종일 숲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게 한다. 흙도 만지고 나무도 타고 나무 열매도 줍고 하면서 숲 속에서 스스로 놀이를 찾으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봄이 찾아 왔고, 나는 요즘 지난 겨울에 결심한 바와 같이 (촬영이 있는 날을 제외 하고) 거의 무조건 아가님을 모시고 야외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과 이촌에 있는 용산가족공원이다. 숲이 있는 산에서 하루를 보내기에는 아직 아기가 어리기 때문에 일단 공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보내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바로 아기의 낮잠이다.

 

다른집 아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집 아기는 보통 12시에서 2시 사이에 낮잠을 자는데, 흙만지고 뛰어 놀때는 큰 상관이 없지만 잠을 잘때는 바람과 햇볕을 막고 체온을 유지할 안정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텐트가 외출의 필수품이 되었다.

서울숲은 텐트나 그늘막을 치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서울숲에서 놀때는 아기 낮잠 시간에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차박을 하고 있지만, 용산가족공원은 텐트 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텐트를 꼭 지참하고 외출을 하고 있다.

 

요즘 나의 외출 필수품이 되어버린, 우리집 아기의 낮잠용 텐트는 빅아그네스 카퍼 스퍼 Copper Spur HV UL3 이다.
아침을 먹는 중에 텐트 밖으로 찾아온 참새 가족을 구경하고 있는 아가님

 

텐트의 색상은 올리브 그린이다. 나는 등산용품은 무조건 화려한 원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야 조난을 당했을 경우에 보다 쉽게 구조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색상을 고를 수 있었다면 자연 속에서 본의 아니게 은폐 엄폐 되어 버리는 올리브 그린색이 아닌 오랜지 색을 선택했을 것이다. (카퍼 스퍼 Copper Spur HV 텐트는 올리브그린, 오렌지 두가지 색상이 있다)

 

그런데 이 올리브 그린 색상이 은근히 매력이 있다. 처음에 봤을 때는 군용 텐트 같았는데, 막상 자연 속에 들어와 있으니 너무 튀지 않으면서 주변과 잘 어울린다. 그리고 텐트 색상 덕분에 텐트 안에 들어와 있어도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만약 오렌지 색이었다면 텐트 안에서 이렇게 편안한 느낌을 받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놀이터 바로 옆에 텐트를 쳐도 텐트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잘 찾아 보시라, 저기 어딘가에 텐트가 있다) 오렌지색 같이 화려한 텐트였다면 놀이터에서 놀던 호기심 많은 꼬마들이 텐트 안을 기웃 거리느라 아기의 낮잠을 방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올리브 그린 색상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주변에 동화 되어서 그런지 낮잠자는 동안 그 누구도 텐트 주변으로 기웃거리지 않았다.

 

야외에서 아기와 하루를 보내기 위한 기본 품목이다. 아침과 점심 도시락 각 하나씩 두개, 과자 간식, 과일 간식, 마실 물, 애착 이불(저 이불 없이는 잠을 자지 않는다), 추울때 덮을 추가 담요, 기저귀, 갈아 입을 여벌의 옷, 애착 인형, 물티슈, 비누방울놀이,

 

그리고 모래놀이 세트와 유모차 까지. 이렇게 많은 물건들을 가방 하나에 다 넣고 추가로 텐트도 가방에 같이 넣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텐트였다면 이렇게 매일 같이 밖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고 낮잠을 재울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빅아그네스 카퍼 스퍼 텐트는 무려 3인용 인데도 1.56kg 밖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낮잠을 재우는 동안 아기가 아무리 굴러 다녀도 걱정할것 없을 만큼 넓고, 그와 동시에 무척 가벼워서 이런 저런 온갖 짐과 함께 가방에 넣고 들고 다녀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오늘도 쾌적한 텐트 덕분에 아침부터 해질녘 까지 공원에서 열심히 뛰어 노신 우리 아가님

아직 이 텐트로 해보지 못한 일이 많다. 캠핑을 하며 이 텐트에서 자고 아침을 맞아 보지도 못했고, 비바람 속에서 어떤 성능을 보여 줄지도 아직 체험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요 몇일 이 텐트와 함께 낮 시간을 보내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편안함과 쾌적함 이다.

우선 설치와 해체가 너무나 간편하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나 가볍기 때문에 텐트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행위에 전혀 부담이 없다. 덕분에 요즘 너무나 당연하게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서 아기와 함께 공원으로 출근한다. 그리고 그 공원에서 하루를 보낸다.

텐트가 무거워서 집 밖으로 들고 나가는게 부담이 되고, 설치하는게 불편 했다면 이렇게 자주 텐트와 함께 공원에 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덕분에 우리 아가님은 내일도 넓은 공원에서 하루 종일 뛰고 구르고 흙만지고 돌맹이 주우면서 하루를 보낼 것이다. 참 감사하고 고마운 하루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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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주말을 집에서 보낸 일이 거의 없다. 언제나 항상 무조건 여행을 떠났고, 너무 자주 놀러 다니다 보니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야영이나 차박을 하곤 했다.

그러나 딸이 태어나고 부터는 모든 일상이 그녀를 위주로 다시 재편되다 보니 지난 일년여간 여행다운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 따님도 벌써 20개월을 넘기셨고, 이정도 살았으면 야영도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3인 가족이 사용 가능한 텐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구입할 텐트의 조건은 3가지

 

1. 암벽등반이나 산행 여행을 갈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초경량 백패킹용 텐트일것

2. 해외 여행을 가서도 캠핑을 할 수 있도록 여행 가방에 들어갈것

3. 우리 3인 가족이 사용 가능할 3인용 텐트일것

 

따님이 태어나기전 우리 부부가 사용하던 2인용 텐트는 개인 방이 없는 따님의 방으로 집 안에서 사용 중이기도 하고, 2인용 텐트에 성인 2명과 아기 1명이 자는 것을 시도해 보았지만 너무 좁아서 불편했기 때문에 더 큰 새 텐트가 필요했다.

 

저 3가지 조건 아래서 알아보던 중 최근 한국에 정식으로 런칭한 빅아그네스 라는 텐트를 알게 되었다. 빅아그네스 텐트는 Crazylight, Ultralight, Superlight, Bikepacking, Car / Base Camping, Mountaineering 이렇게 6가지 카테고리 안에서 다양한 텐트를 만드는데 크레이지 라이트, 울트라 라이트, 그리고 슈퍼 라이트 이렇게가 백패킹 텐트 라인이다.

 

그렇게 구입할 텐트를 검색 하던 중 마침 빅아그네스 인스타(@bigagnes_korea)에서 진행하는 텐트 체험단 이벤트를 보고 신청 했는데 선정이 되어 좋은 기회를 얻었다.

 

 

그 중에서 내가 고른 텐트는 울트라 라이트(Ultralight) 라인으로 구분되는 카퍼 스퍼(Copper Spur) 텐트 이다. 크레이지 라이트(Crazylight) 라인업이 더 가볍지만 그만큼 더 비싸기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울트라 라이트 라인으로 만족 하기로 했다.

울트라 라이트 라인업의 카퍼 스퍼 텐트는 빅아그네스 텐트 중에서도 각종 아웃도어 박람회나 전문지에서 최우수 텐트로 선정된 텐트라고 해서 일단 믿음이 갔다. 이 텐트는 1인용 에서 4인용까지 있는데 내가 선택한 제품은 3인용인 Copper Spur HV UL3 였다.

 

(참고로 인터넷에서 유명한 텐트 안에 LED조명이 내장되어 있는 텐트는 내가 고른 텐트와 다른 텐트이다. 그건 Copper Spur HV UL mtnGLO® 이라는 제품이다. 내가 고른 Copper Spur HV UL은 저 텐트와 똑같은 텐트이지만 조명이 빠진 구성이다. 물론 그래서 가격은 조금 더 저렴하다. 인스타용 사진이 예쁘게 나오려면 내가 고른 제품 말고 Copper Spur HV UL mtnGLO® 텐트를 구입하기를 권한다. 다시 한번 꼭 집어서 이야기 하자면 제품 이름 끝에 <mtnGLO®>이라고 되어 있는 제품이 LED조명이 내장되어 있는 텐트다. 나도 지금 후회중이라 LED 악세사리를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다. 다행히 악세사리로 추가 구입이 가능하다)

 

 

주문한 암벽화도 같이 도착! 따로 구입한 제품인데 같이 택배가 와서 보니 같은 회사에서 취급하는 제품이어서 깜짝 놀랐다. 

 

드디어 박스 개봉!

 

 

길이를 인터넷으로 보고 확인한 후에 주문 했지만 혹시나 여행 가방에 안들어가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여행 가방에 쏙 들어간다.

 

 

무게는 텐트를 들고 잰 무게(71.8) - 순수 내 몸무게 (70.2) = 1.6 kg 정도이다. 안내 책자에 나와 있는 공식 제원으로는 1.56 kg이다. 실제로 들어보면 정말 정말 가볍다. 이렇게 가벼운데 텐트가 튼튼할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텐트를 설치해 보기 위해 근처 공원으로 가보았다. 구성은 사진과 같이 심플하다.

 

 

 

 

바닥에 텐트를 펼치며 또 드는 생각, 이렇게 얇고 가벼운데 과연 튼튼할까. 사용하다가 찢어지는거 아닐까?

그런데 텐트에 Dominico Textile 마크가 떡하니 붙어 있어서 눈을 의심했다. 도미니코텍스타일은 페러글라이딩과 낙하산 원단을 만드는 한국 회사다. 그러니까 빅아그네스 텐트는 하늘을 날면서 바람으로 인한 엄청난 압력을 견뎌야 하는 강력한 천으로 만든 텐트인 것이다. 아 일단 안심!

 

 

 

 

또한 땅에 박아서 고정하는 텐트 팩과 텐트의 뼈대가 되는 폴대는 그 유명한 DAC 제품이다.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튼튼해서 세계 텐트 폴 시장을 석권한 우리나라 기업 동아아루미늄의 DAC 페더라이트는 블랙다이아몬드, 노스페이스, MSR, 시에라 등의 텐트에 모두 사용될 뿐더러 명품 캠핑의자 헬리오녹스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 원단과 한국 폴대로 만들어진 미국 브랜드 텐트라니!!! 이것은 한국 텐트인가 미국 텐트인가)

 

텐트 폴대가 부러지거나 휘면 사용하는 비상 수리 부목도 들어 있다. 이런건 사용하는 일이 없기를...

 

 

 

폴대가 상당히 신기하게 생겼다. 두개의 폴대가 크로스되어 X자를 만드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허브를 중심으로 4 방향으로 폴이 뻗은 디자인으로 기존 디자인 대비 내구성이 높아지고 공간도 더 넓어 졌다고 한다.

그리고 폴대의 양쪽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결합하면 안되고 오렌지색 폴대는 오렌지색 이너텐트 구멍과 결합하고, 나머지는 나머지 끼리 결합해야 한다. 

 

 

 

 

 

 

 

 

폴대를 세우고 이너텐트에 있는 고리를 다 체결했는데, 이상하게 하나 남는 고리가 있다.

찾아보니 이렇게 가로로 들어가서 텐트를 팽팽하게 만들어주는 폴대가 하나 더 있었다.

 

 

 

 

이너텐트를 다 설치 했으니 플라이를 설치해 본다. 플라이에는 이너텐트와 결합되는 클립이 있어서 이너텐트 위로 플라이를 펼쳐서 클립만 하면 설치가 끝난다. 초 경량 텐트에 이런 편의성 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플라이에는 텐트 안의 온도나 습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작은 통기구가 있다. 이 작은 창을 이용하면 결로를 방지할 수 있다. 창을 열어서 고정할 수 있는 작은 걸게가 너무 귀엽다.

 

 

 

 

너무나 쉽고 간결하게 만들어진 텐트라 빠르게 설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성을 생각한 작은 디테일이 뛰어난 텐트라는 생각이 든다.

 

완성된 텐트의 모습. 카키색 덕후라 신발도, 바지도, 바닥메트도, 텐트도 죄다 카키색이다...  

 

 

 

 

 

 

텐트는 생각보다 훨씬 넓다. 우리 가족이 3명이 다 같이 놀고 누워도 넉넉하다. 혼자 누워 있으면 너무 넓어서 어색할 지경이다. (혼자 사진 촬영 다니는 용도로 같은 텐트 1인용을 하나 더 살까 고민 중이다. 물론 mtnGLO® 추가된 제품으로... )

 

가볍고, 설치 간편하고, 따님도 마음에 들어 하는것 같으니 이제 이 텐트와 함께 열심히 돌아다녀 봐야겠다. 조만간 암벽등반을 겸한 캠핑을 갈 계획이고, 다음달에는 대만 남부 9박10일 일정이 있으니 그때 바닷가에서 유용하게 잘 쓸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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