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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9 인자하신 어머니 - 2005.12

                  신림동 인자하신 어머니

                   낙성대 인자하신 어머니

                   신당동 인자하신 어머니

                   우면동 인자하신 어머니

                   사당동 인자하신 어머니

                   용산 인자하신 어머니

                   인덕원 인자하신 어머니

                   풍수원 인자하신 어머니


제 사진은 성모상 사진입니다. 저는 성모상이란 이름의 특별한 동상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과 환상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천주교회(이하 성당)에 가면 성모상이란 이름의 동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동상을 신성시 여기고 그 동상 안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으며 그 앞에서 절을 하고 기도를 올립니다. 하지만 성모상은 성모님의 모습을 사람이 인위적으로 상상하여 만든 동상일 뿐이며 이 둘을 동일시하는 성모상=성모님 식의 인식은 잘못된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성모상을 둘러싼 사람들의 환상과 인식의 오류에 관심을 가지고 1학년 때부터 “능예공예성공적” 이란 제목 아래 성모상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습니다. 능예공예성공적이란 말은 불경에 나오는 말로써 “절을 하는 사람과 절을 받는 사람 모두가 공하다.” 라는 뜻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두 성모상을 서로 마주보게 하여 서로 절하는 형상을 만듦으로써 공()한 성모상, 즉 비어있는 성모상을 나타내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사진은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저는 보다 효과적으로 성모상을 둘러싼 오해와 환상을 깨는 방법을 찾던 중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예인을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배경지와 조명과 각종 장치들에 의해 아름답게 포장된 연예인은 우리와는 다른 공간에 사는 사람, 혹은 사람 이상의 존재로 까지 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시선이, 카메라가 조금만 뒤로 물러나게 되면 배경지와 각종 장비가 눈에 들어오게 되고 결국 환상은 깨지면서 모든 것이 가공된 쇼라는 것이 드러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성스러운 장소인 성당에서 성스러운 장소에 놓인 성스러운 성모상 중간에, 즉 성당과 성모상 사이에 배경 천을 놓음으로서 이 둘을 분리시키고 카메라를 뒤로 물려 전체 풍경을 보여 줌으로써 결국 성모상을 둘러싼 마법은 풀리게 되고 성모상은 하나의 동상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결국 제가 찍은 것은 환상과 오해의 장막에 둘러싸인 동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2005.12 계원조형예술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졸업전시 소논문 / 02학번 강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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