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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19 본격 거실 스튜디오 오픈

아기가 태어나고 집에서 매달 아기의 기념사진을 찍어 주다 보니 재미가 들려서, 요즘 집에 놀러오는 친구들도 거실에서 사진을 찍어 주고 있다.

 

일반 베이비 스튜디오에 예약해서 촬영을 할 경우에 아기의 베스트 컨디션 (잠을 충분히 잔 후, 배가 부르고 기분이 좋은 상태) 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 힘들지만, 집에서 촬영을 하면 아기를 재우고 먹이고 놀리고 하다가 아기가 컨디션이 좋을때 잠시 시간을 내서 찍으면 되기 때문에 엄마와 아기가 몸과 마음도 편하고 사진도 그만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것 같다.

(전국의 사진관 실장님 죄송합니다)

 

우리 딸 한달 사진

 

 우리 딸 두달 사진 

 

두 사진 모두 아파트 베란다 바닥에 하얀 천을 깔고 샷시에서 들어오는 자연광 만으로 찍었다. 촬영하는 시간은 5분 이내, 10컷 정도 찍었다. 신생아인 아기는 좋은 컨디션을 오랫동안 유지하는것이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에 촬영 준비를 해놓고 놀다가 아기가 기분이 좋아 보일때 진짜 잠깐 동안 촬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사진은 친구 아들 백일 사진인데, 이 사진은 베란다가 아닌 거실에서 하얀 이불을 깔고 베란다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으로만 찍었다.

우리 딸 사진 찍을 때는 나는 사진 찍고 와이프는 아기 시선 끄는데 집중 하느라 반사판도 사용 안했지만, 이 사진 찍을 때는 자연광 반대편에 흰 반사판을 사용 해서 한결 더 부드러운 사진이 나왔다.

(참고로 저렇게 꽃을 띠 모양으로 아기 주변에 둘러 놓고 촬영 하는게 요즘 영국에서 유행하는 보헤미안 스타일 아기 사진이라고 한다)

 

이렇게 집에서 사진 찍는 편암함을 알아버린 우리는 아기 돌잔치도 그냥 집에서 하기에 이르렀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돌잔치 스냅도 여러번 다녀 보았지만, 예약한 돌잔치 장소의 일정에 맞춰서 돌잡이 하고 가족사진 찍고 하다 보면 아기 피곤해서 잠들고, 엄마가 억지로 깨우면 아기는 짜증나서 울고, 그러다 보면 손님들도 불편하고 엄마 아빠는 우왕 좌왕 하고 가족사진 찍는데 아기는 뒤집어 지고 아기와 부부 뒤에 서 있는 일가 친척 어른들은 식은 땀을 흘리면서 억지 웃음을 짖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돌상 대여 업체를 통해서 돌상에 들어가는 그릇 일체와 한복을 저렴하게 빌리고 간단하게 음식을 준비해서 집에서 가족들만 모시고 돌잔치를 했다.

내가 생각 하기에 돌잔치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아기가 나중에 컸을때 본인의 돌잔치 사진을 보고 "아 나의 첫 생일을 우리 가족들이 이렇게 축복해 주었구나" 하고 느끼는 것인데 (그동안 뿌린 봉투를 회수하는게 목적인 분들도 많지만) 

집에서 사진을 찍어도 충분히 격식을 갖춘 사진이 나오기 때문에 돌잔치를 밖에서 하는데 드는 비용과 그 피로감을 피할 수 있었다.

 

 

 

어제는 임신한 친구가 만삭의 몸을 이끌고 집으로 놀러와서 만삭 사진을 찍어 주었는데, 돌잔치 사진과 마찬가지로 천장으로 스트로보 하나 바운스 한게 전부이다.

 

물론 전문 스튜디오에 가서 예쁜 소품과 예쁜 배경에서 전문 사진 작가님에게 사진 찍는 것도 좋다. 그런 사진은 또 그런 사진으로 의미가 있지만, 나처럼 번거러운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집에서 가족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추억을 만들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베란다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이나 간단한 스트로보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사진은 찍을 수 있으니 도전해 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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