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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2 불사의 꿈. 내단과 외단 - 도교철학

내단內丹 외단外丹

 

강 대 웅

 

 

도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신선이 되는 것이며, 이를 위한 방법은 크게 내단內丹과 외단外丹두가지로 나뉜다. 이러한 구분은 갈홍이 제시하였다. 외단은 인간 신체 밖의 선약仙藥, 즉 단약丹藥을 복용함으로써 신선이 될 수 있다는 관념이다. 내단은 인간의 내적 조건의 변형을 통하여 신선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것은 기를 기르고 정신을 집중하는 도가적 양생법을 기반으로 한다. 후대 내관법의 맹아라 할 수 있는 내단은 노자와 장자를 중시하는 남방방사들에 의한 것으로, 외단은 삼신산 설화에 입각한 북방의 제齊나라와 연燕나라 등지에서 행해졌던 불사약의 추구로 표현되었다

 

외단이란?

불로 장생을 꿈꾸는 것은 도교의 목표이자 모든 인간의 꿈이다. 도교의 초창기 불사약은 주로 동식물의 추출물로 만들어 졌으나, 한나라때 만들어진 <황제구정신단경>에서는 “초목으로 만든 약은 당에 묻으면 썩고 삶으면 문드러지며 태우면 재가 되어 자생력이 없는데, 어떻게 사람들의 불로장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는가?” 라며 기존의 불사약 제조 방법에 회의를 표하였다. 그 후 사람들은 오래되어도 변하지 않는 광물질인 운모, 석영, 옥석, 황금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여러 차례 불로 녹여 정제한 후 복용하는 연단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즉 광물질과 같이 변하지 않는 것을 먹어서 변하지 않는 몸, 불사의 몸을 얻기를 원하였던 것이다. 이렇듯 외부 요인의 도움을 받아 불사의 몸인 신선이 되는 방법이 외단이다. 외단은 금단金丹으로도 불리는데, 진∙한 시대부터 시작되어 위박양이 체계적으로 이론화해서 천하에 크게 행해졌다. 하지만 오대五代에 들어와서 점차 쇠퇴하여 시선이 되기 위한 방법은 수련법인 내단술로 대체된다.    

 

위백양의 주역참동계

위백양 이전에도 황제가 기술하여 훗날 장도릉에게 계승된 황제구정신단경과 태청금액신단경과 같은 연단술 서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전의 서적들에는 연단 제조에 대한 실험적 경험과 기록이 실려 있다면, 위백양의 주역참동계에는 연단에 대한 이론체계와 더불어 연단 제조의 실제 내용이 상세하게 기록되어있다. 주역참동계는 <주역>, 황노, 노화의 사상을 바탕으로 연단의 이치를 체계적인 이론으로 정리하였다. 특히 연단 과정에서 납과 수은을 약으로 쓸 때 물과 불의 상관관계와 약의 분량, 복용한 후의 효과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그 전반덕인 내용은 외단에 관련된 책이지만 내단에 관련된 내용도 기술되어 있어서 후세의 주석가들은 내단과 외단 두 파로 나뉘어서 연구하게 되었다.

 

외단의 발전과 그 의미

이렇듯 위백양에 의해 진일보한 외단은, 수∙당 시기에 이르러 황금기를 맞는다. 당나라는 도교를 국교로 삼았으며, 불을 이용해 만드는 연단과 물을 이용해 만드는 연단이 모두 크게 발전하였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에 법제화된 장생 단약의 종류가 98종에 달했고, 연단 ∙ 복식에 관한 서목은 97, 유행했던 약경이 15종이나 되었다. 이러한 연단 술사들의 활발한 활동은 고대 중국의 화학과 약물학 발전에 엄청난 공헌을 하였다. 그 중에서도 진소미가 쓴 구환금사묘결은 연단의 주재료인 단사의 산지를 소상히 밝혔으며, 1단계에서 7단계까지 각종 영사靈砂의 제조법을 기록해두었다. 영사는 유황과 수은의 천연화합물로서 그 제조 방법이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수은, , 유황 , 비소 등의 독약을 가지고 안전 하면서도 효험 있는 단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은을 제조하는 기술 등 화학적 실험으로 인한 기술이 높은 수준에 오르게 되었다.  

 

불사를 위한 육체적 기술

인간의 신체는 하나의 세계(소우주)이다. 그리고 인간의 신체에는 신들이 살고 있다. 생명은 기氣와 함께 신체로 들어간다. 이 기가 호흡에 의해서 배로 내려가 하단전에 갇혀있는 정精과 결합하면 신神이 생긴다. 신은 인간을 지도하는 원리로서, 사람의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의 원인이 된다. 이 신은 영혼과 달리 일시적인 것이다. 사람이 죽을 때 기와 정이 분리되면 신도 소멸한다. 따라서 적절한 실천으로 기와 장을 증대해 나가면서 신을 증강해야 한다.

신체는 상부(머리와 팔), 중부(가슴), 하부(배와 다리) 세 부분으로 나뉜다. 각 부분에는 사령부라고 할 수 있는 생명의 중추가 있는데 이것이 세 단전이다. 첫째 단전은 뇌에 있는 이환궁이고, 둘째 단전인 강궁은 심장 가까이에 있다. 셋째 단전인 하단전은 배꼽 아래에 있다. 세 단전에는 갖가지 신이 살고 있다. 이 신들은 나쁜 정령과 기운으로부터 단전을 보호한다. 하지만 신들 과 함께 삼시三尸라고 하여 세 단전에는 불길한 것이 함께 산다. 이환궁에는 푸른 노인靑古이 살고, 강궁에는 흰 아가씨白姑가 살며, 하단전에는 피투성이 주검血尸이 있다. 이들이 단전을 공격하여 노쇠와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자신들이 깃들어 있는 인간의 죄를 하늘에 올라가 보고하여 그 사람에게 부여된 수명을 줄인다. 그 몸의 주인이 빨리 죽으면 죽을수록 삼시는 자유롭게 되기 때문이다. 다라서 삼시를 없애기 위해서는 벽곡, 즉 곡물을 끊어야 한다. 삼시를 없애기 위한 벽곡은 도교의 모든 식이요법의 기초이다. 삼시를 없앤 다음에야 대부분의 수행이 완전한 효력을 발생하며, 복기服氣 또는 태식胎息 으로 옮겨갈 수 있다

 

불사를 위한 정신적 기술

하지만 육체를 수련하는 것은 그 육체를 오래 지탱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신체를 집으로 삼는 신이나 정령은 끊임없이 거기서 나오려고 하고, 결국 그들이 빠져 나옴으로써 죽음에 이른다. 신이나 정령을 체내에 머무르게 할 수 없다면 어떤 약이나 차방도 아무 쓸모가 없다. 정신 기르기의 중요한 절차는 무엇보다도 내관에 의해서 신과 관계를 맺고, 신을 체내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외단에서 내단으로의 이동: 내단술의 창시자 소현랑

외단의 연단술은 단약을 먹으면 불사의 신선이 되어 하늘로 승천 하다는 믿음 이래서 행해진 것이다. 하지만 그 재료가 중금속이어서 잘못 만들어진 단약에 의해 죽거나 건강을 해치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도사 서현랑은 부질없이 외부에서 영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수련을 통해 자기의 몸 안에서 스스로 신선이 되는 길을 구하였다. 이것이 내단이다. 그의 제자가 신선이 되기 위해 필요한 노란 영지가 너무 먼 지방에서 생산되어 구기 힘들다고 말하자 “영지는 너의 몸 가운데 있는 것인데, 어지하여 황방에서 구하는가? 속언에 이르길 하늘과 땅이 준 내 몸보다 더 좋은 영초는 없으니, 한결같은 뜻을 세워서 보물을 만들라고 했는데, 바로 이것을 가르키는 말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소현랑의 내단 수련법은 그의 저서 <지도편指道篇>에 의해 세간에 널리 퍼지게 된다.

소현랑은 기존에 있는 외단의 명칭을 가지고 내단 수련법을 설명하였고, 그의 성명쌍수(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함)는 내단 수련의 핵심이 된다. 성은 자기의 마음을 관찰하는 방법이고, 명은 호흡법을 통하여 몸을 강철같이 단련하는 방법이다. 성만 닦고 명을 닦지 않으면 지혜는 밝지만 몸이 아프고 신통력이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명만 닦고 성을 닦지 않으면 몸은 건강하고 장수할지 몰라도 긍극적인 지혜는 얻을 수 없다. 소현랑은 9년 동안 이를 함께 수련 하는 내단 수련을 하여 신선이 되었고, 그의 내단도는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내단적 양생론 : 태평경太平經의 수일 守一

태평경에 나오는 수일의 핵심은 도를 따르고 정신을 지키는데 있다. 도를 따른다고 하는 것은 정과 신을 지켜 주어진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다.

“주어진 수명을 다하고자 하는 자는 기를 지켜 신과 합하고, 정이 그 형체를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 이처럼 셋이 합하여 하나로 되는 것을 마음에 품어 오래 되면 함께 갖추어 저절로 나타남이 잇게 되며, 몸 안에서 형체가 점차 가벼워지고 정은 더욱 밝아진다. 빛이 더욱 정미하게 되고 마음속이 매우 안락하게 되며 흔쾌히 기뻐하게 되면 태평기太平氣가 응하게 된다”

정과 신을 지켜야만 하는 이유는 인간이 도라는 이법을 다라 원기로부터 생겨났고 또한 그것으로부터 인간의 본질인 정과 신을 부여 받았다는 데 있다.

수일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의미는 도의 원칙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고, 둘째로는 인간 개인의 수양을 의미한다. 자연의 형이상학적 구조와 인간의 구조가 동일한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구조와 국가의 구조는 동일하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인간의 본성을 기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본성을 기른다고 하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선의 상태를 보존하고 인간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근본, 즉 본질을 회복 한다는 것은 곧 세계의 근본, 즉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세계의 본질을 회복한다는 것은 곧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 이렇게 삼통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삼통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또한 음기와 양기가 조화를 이루어 운동하는 것이다.

수일을 통하여 인간 본질뿐 아니라 동시에 세계의 본질이 획득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곧 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수일을 통하여 악의 제거, 즉 선에로의 지향을 의도한다. 따라서 수일을 통하여 모든 것을 밝힐 수 있다.

이와 같은 수일의 궁극적인 상태는 무위이다. “수일의 법은 마땅히 본래 무형임을 염두에 두는 것이며 낮과 밤이 서로 합일하고 일자가 다라서 태어나며 늙음을 없애고 어린애로 돌아가 오래 살 수 있다” 수일의 궁극적인 상태는 원기로부터 인간에게 부여된 기들을 잘 보존하는 것이다.

태평경은 이란 수일을 인간 행위의 궁극적 지표로 삼는다. 개인의 수일은 수원기의 측면에서 명상이나 호흡 수련과 연결되고, 사회적 측면에서는 이렇게 함으로써 모든 고통과 고난으로부터 해방되고 장생불사가 실현된 이상적 신선사회를 지향한다. 이렇게 볼 때 <태평경>의 수일은 내단적 경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 서적

도교 철학의 이해. 찬원 지음. 1998. 돌베개

도교. 앙리 마스페로 지음. 신하령 김태완 옮김. 1999. 까치

한권으로 읽는 도교. 장언푸 지음. 김영진 옮김. 2008. 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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