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2.12 전쟁 사진 기자들 - 2008.06.26
  2. 2009.02.12 도심을 뒤덮은 현란한 몸놀림 - 2008.06.26











이날은 2008년 6월의 매일같이 이어지던 촛불시위의 평범한 날 중 한날일 뿐이었다.
시위대의 숫자도 그리 많지 않았고, 진압 병력들도 특별히 무리해서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어떻게 본다면 평화로운 시위 현장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나와서 취재하는 기자들은 흡사 종군 기자, 혹은 분쟁지역 취재 기자들 처럼 보였다.
그들은 머리에 PRESS가 쓰여진 핼맷을 쓰고 있었고, 그 핼맷은 그들의 머리 그 이상을 보호해 주고 있었다.
기자라는 신분을 핼맷으로 보여주면서, 이들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시위대와 전경 사이를 이리 저리 비집고 다니며 활발하고 안전하게 누빌 수 있었다.
누가 맨 처음 머리에 보호 장구를 차고 취재를 하러 나올 생각을 했을까?
이곳을 분쟁지역, 혹은 전쟁터로 인식한 외신 기자들이었을까?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촛불 집회의 과격한 시위자들로 인해 전경들이 다치고 도로가 마비된다는 기사를 썻고, 경향과 한겨레등은 전경의 과잉 진압과 경찰 지도부의 무리한 작전에 대한 기사를 썻다.
그렇다면 조선 중앙 동아 일보의 가자들은 시위대의 폭력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핼맷을 쓰고, 경향과 한겨레의 기자들은 전경의 폭력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핼맷을 쓴 것일까?

전경들에 의해 일반 시민들은 다리가 묶여있지만, 기자들은 하얀 핼맷의 PRESS를 PASS 삼아서 이러 저리 분주히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시위자들이 PRESS 스티커를 붙인 핼맷을 쓰고 시위에 참가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그렇게 하면 가고 싶은 곳에 가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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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월 6월 촛불 집회. 나는 그 자리에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다.
고작 보급형 DSLR을 들고 있었지만, 나는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전경과 시민들의 사이를 제약 없이 오갈 수 있었다.
카메라가 나의 신분을 기자 쯤으로 인식하게 한것 같았다.
시위를 하러 거리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 즉 보도가 아닌 도로 위에 있는 사람 중에 나처럼 자유롭게 전경과 시위대 사이를 마음데로 지나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사실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시위 현장에 나간 이유는,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면 왠지 전경들이 안때릴것 같아서 였다.
그리고 역시나 나는 한대도 안맞았다. 다음엔 HD 방송용 카메라를 들고 다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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